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베이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 첫 현장 방문을 했다.
시 주석이 신종코로나 관련 현장을 찾은 것은 감염증 확산이 본격화 한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내 신종코로나 확진 환자가 치료를 받는 디탄(地壇) 의원을 방문해 환자 치료 상황을 살폈다.
시 주석은 이어 베이징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오고 있는 차오양(朝陽)구의 한 주민위원회를 찾아 일선의 방역과 주민 생활 필수품 제공 등의 상황을 보고 받고 업무 인력들과 주민을 위문했다.
중국 신화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시 주석은 마스크를 쓴 채 손목을 내밀어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그는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뒤 류허(劉鶴) 부총리를 비롯한 고위 관리들에게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시 주석은 신종코로나 발병 후 현재까지 베이징에서 공산당 정치국회의 등 회의를 주재하기는 했지만 일선 현장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
발원지 우한(武漢)을 직접 찾아 의료진을 만난 사람도 시 주석이 아니라 리커창(李克强) 총리였다.
시 주석의 이번 현장 방문은 그동안 신종코로나 사태 지휘에서 시 주석이 보이지 않는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지난달 수도 베이징에서의 첫 사망 사례를 포함해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자 본인 대신 '2인자'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우한에 급파해 현장 지휘를 맡겼다.
미 CNN은 "현재 중국인들의 분노는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의 저우셴왕 시장으로 향해있지만, 그 화살은 곧 시진핑으로 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뉴욕타임스도 "시 주석이 신종코로나 사태로 2012년 집권 후 가장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이 같은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를 제때 막지 못한 중국 관리들에 대해 신속한 문책을 이어나가고 있다.
우한에 인접한 황강(黃岡)의 당원 간부 337명은 전염병 방제 관련 직무 유기로 처분받았고 이 가운데 6명은 곧바로 면직됐다. 후베이 인근 후난(湖南)성에서도 관리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대응에 태만했다는 이유로 직위해제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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