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을 지지하고 사랑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 내 남동생 이재현(CJ 회장)에게도 감사하다"
이미경 CJ 부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생충이 작품상 부문 수상작으로 호명되자, 이 부회장은 봉준호 감독, 배우들과 무대에 올라 소감을 밝혔다. CJ그룹의 CJ엔터테인먼트는 기생충의 배급을 맡았다.
이날 시상식에 책임프로듀서(CP) 자격으로 참석한 이 부회장은 영어로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는 "감사하다. 나는 봉준호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그의 미소, 트레이드 마크인 헤어스타일, 광기, 특히 연출 모두 좋아한다"며 "그의 유머감각을 좋아하고, 그는 정말 사람을 재미있게 할 줄 안다. 정말 감사하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또 동생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기생충을 지지하고 사랑한 모든 사람에 감사하다"며 "그간 묵묵히 지원해준 내 남동생(이재현 CJ 회장)에게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가장 한국적인 문화로 세계를 '문화보국' 사업을 이끌어 온 CJ그룹의 이 회장에게도 공을 돌린 셈이다.
이 부회장은 모든 한국영화 관객에게도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한국영화 보러 가주시는 분들 모두가 영화를 지원해준 분들"이라며 "주저하지 않고 저희에게 의견을 바로바로 말씀해주셨다. 감사하다. 그런 의견 덕에 저희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고, 계속해서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감독상에 이어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까지 받으면서 4관왕을 기록했다.
이번 수상으로 1995년 영화사업에 처음 뛰어든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그간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과 봉준호 감독과의 인연은 2009년 영화 마더때부터다. 마더는 CJ와 함께 한 봉준호 감독의 첫 영화다. 마더는 300만 관객을 하회했지만, 이때부터 이 부회장은 봉준호 서포터를 자처했다.
당시 마더가 프랑스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자 이 부회장은 직접 칸까지 날아갔다. 이 부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세계 엔터테인먼트 인맥을 활용해 홍보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기생충의 아카데미 캠페인에서도 CJ는 적극적으로 나섰다. CJ는 북미에서 기생충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100억원 가량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카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8000여명 투표를 통해 후보작 및 수상작을 선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북미 상영극장은 초기 3개에서 1060개관으로 늘어났다. 지난 8일(현지시간) 기준 기생충의 북미 매출은 3437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북미에서 개방한 비(非)영어 영화 중 6위다. 이번 오스카 수상 효과로 북미 관객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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