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중국 설) 연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로 가동을 멈췄던 한국 대기업들의 중국 공장이 10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간다. 두 차례 연장됐던 춘제 연휴 기간이 9일로 끝나면서 공장이 재가동되지만, 완전히 정상화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춘제 연휴 전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한국 대기업들의 중국 공장이 10일부터 재가동한다. 포스코의 우한공장은 오는 14일 공장을 다시 돌릴 예정이다. 우한시가 속해 있는 후베이성 정부가 춘제 연휴 기간을 13일까지로 연장한 데 따른 조치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중국 공장의 방역·소독작업 등을 끝낸 뒤 17일 재가동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10여 일간의 휴업을 끝내고 공장을 재가동한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상당수 중국 인력이 복귀하지 못하고 물류망이 복구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10일부터 중국 공장의 조업 재개를 목표로 준비했지만 신종 코로나 여파로 평소 춘제 이후보다 더 많은 중국 인력이 복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생산이 언제 100% 정상화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산 부품을 쓰는 배터리업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난징과 창저우에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중국산 음극재를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완성차 회사 역시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자동차 내 전선 뭉치) 조달 문제로 국내 생산을 중단했으며, 11일 이후 회사별로 순차적으로 공장을 재가동한다.
도시 폐쇄와 도로 봉쇄 등으로 물류 시스템이 붕괴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생산 과정이 자동화돼 ‘신종 코로나발(發) 셧다운’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언제든지 연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중국 지방정부의 방침도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정부가 또다시 연휴 기간을 연장하거나 주요 물류망을 추가로 폐쇄하면 신종 코로나 여파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인설/이선아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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