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근 이너큐어 대표는 마케팅 전문가다. 지난해 화장품 기업 이너큐어를 설립하기 전까지 제일기획 등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다. 브랜드 이미지, 수출시장 공략을 위한 한국의 국가 이미지 등을 떠올리면서 창업을 준비했다고 한다. 과학과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손재주가 좋은 한국의 이미지에 맞고, 잘할 수 있는 창업아이템으로 ‘더마 화장품’을 정한 이유다. 더마화장품(Dermacosmetic)은 피부 과학을 의미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틱(cosmetic)’을 합성한 말로 ‘약국 화장품’을 통칭한다.
이 대표는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성분을 추천받아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며 “다른 더마 브랜드와 비교해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합리적인 가격의 더마 화장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성 화장품 시장 ‘공략’
이너큐어의 화장품 브랜드명은 ‘헬로셀’이다. 헬로셀에서 가장 최근에 선보인 제품은 남성용 화장품이다. 지난해 12월 내놓은 ‘헬로셀 엑토인 올인원 에센스’다.
남성용 화장품 시장을 1차 타깃으로 정했다.
이 대표는 “남성용 화장품 시장은 외국계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경쟁이 심한 여성용 화장품 시장과 다르게 한국 중소기업이 가격과 품질을 앞세워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성분 차별화 아이디어는 피부과 전문의에게서 얻었다. ‘엑토인’은 피부과 연고에 많이 사용하는 성분이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아 국내 화장품 브랜드에선 쓰는 곳이 없었다.
이 대표는 “엑토인은 이집트 사막의 소금호수에 사는 미생물에서 발견한 성분”이라며 “수분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뿜어내는 방어기제에서 추출했기 때문에 보습 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개발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엑토인은 독일의 화장품 원료회사인 비톱에서 독점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내 연락이 닿았다. 남성이 좋아할 만한 화장품 제형과 향을 잡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대표는 “바를 때는 가벼우면서도 촉촉함이 오래 지속되는 제형을 찾으려고 오랜 기간 테스트를 거쳤다”며 “젤 형태로 빠르게 펴바를 수 있으면서도 하나만 발라도 될 만큼 촉촉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태국 멕시코 필리핀 등 수출
헬로셀은 해외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 화장품’이 지닌 브랜드 가치가 높다는 사실을 오랜 기간 해외 주재원 생활을 하며 깨달았기 때문이다.
태국 멕시코 필리핀 등에 이미 제품을 수출할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에서도 위생허가를 받아 제품 수출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동남아시아와 중동아시아에서 일한 경험과 네트워크가 해외 판로 개척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창업할 때부터 수출을 염두에 둔 만큼 수출 시장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리적인 가격의 더마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잡겠다는 게 헬로셀의 장기 목표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층과 해외 시장까지 고려해 가격대를 정했다”며 “가격대가 높은 더마 화장품 원료를 사용하면서도 최소 마진으로 소비자 가격은 낮춘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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