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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쑤저우 주요도로 폐쇄…내륙 물류시스템 사실상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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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소독제를 생산하는 A업체는 지난주 중국 내륙의 한 유통업체로부터 1개월치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물량을 수주했다. 한 병 가격이 300위안으로 일반 제품의 6~7배에 해당하는 고가품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유행하면서 관련 제품이 품귀 현상을 빚은 결과다. 기뻐하던 것도 잠시. 중국 해안 도시에서 내륙으로 들어가는 도로가 막혀 운송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액체여서 항공운송도 안 돼 결국 수주계약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6일 국내 기업의 중국 주재원들에 따르면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도시 기능과 일부 교통망이 마비되면서 한국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원지인 우한은 물론 상하이에서 쑤저우로 이어지는 구간과 산둥성 내 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가 폐쇄돼 육로 운송이 차질을 빚고 있다. 지방정부가 나서서 관내 공장 및 사업장을 폐쇄해 제품 구매와 수출도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휴대폰 부품을 수출하는 B사 관계자는 “홍콩을 통해 중국으로 들어가는 물량이 1월 초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며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이 50%를 밑돌고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지난 4일 장쑤성에서는 휴업령을 위반하고 공장을 돌리던 사업주가 적발돼 구류 5일의 형사처분을 받기도 했다.

오는 9일까지 연장된 춘제(중국 설) 연휴는 현지 업무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세관과 항만이 제한적으로 운영되면서 통관이 지연되고, 은행을 통한 수출입 금융업무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지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이 경우 1.5배의 급여를 지급해야 해 부담이다.

9일 이후에 도시 기능이 정상화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상하이와 선전 등에서는 감염자가 발생한 주요 건물과 아파트 등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공유되며 공포감이 높아지고 있다. 상당수 중소도시가 대중교통 운행을 전면 중단했으며 광저우와 같은 대도시도 평소 2분 간격으로 다니던 지하철을 1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다.

선전의 C사 주재원은 “인구 1500만 도시의 거리에서 인적과 차량이 자취를 감췄다”며 “고향에 갔다 복귀한 인원은 20~30%에 머물러 도시와 기업들이 제 역할을 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식당도 문을 닫아 한국 주재원들은 배달 서비스를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대부분 아파트 단지가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해 단지 입구까지 나가야 배달된 음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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