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관련 국내 18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5일 서울 성동구 보건소를 현장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보건소 방문에서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김경희 성동구 보건소장으로부터 보건소 시설 및 진료 현황, 지역사회 방역체계, 향후 대응 계획 등을 보고받았다. 청와대에 따르면 성동구 보건소는 서울시 보건소 중 유일하게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음압시설을 갖춘 선별진료소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문 대통령은 이에 “지역사회 감염을 막고 주민들을 과도한 불안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그 최일선 역할을 지역사회 보건소가 하고 있다”며 “성동구 보건소가 그 역할을 아주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성동구에 위치한 한양대를 거론하며 “중국인 유학생뿐 아니라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갔다가 돌아온 학생 등이 많은 데 촘촘하게 종합적 관리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교육부와 지자체, 대학 당국의 긴밀한 협의체계 구축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는 각 대학별 중국인 유학생 숫자를 파악해 최근 입국자를 중심으로 2주간 격리 조치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제가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조마조마한 게 정말 얼마 안 되는 인력을 가지고 총력 대응을 하고 있는데, 지금 인력으로 계속 감당해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하루아침에 끝날 일 같으면 지금 인원 가지고도 좀 더 고생하면 되는데, 이게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다”며 “인력에 대한 수급 체계 또는 보완 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 같다. 감염도 중요하지만 감염 방역활동을 하는 분들이 먼저 과로로 쓰러질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 동행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우한 폐렴 사태에 대한 정부 대처에 대해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박 시장에게 “메르스 경험 하셨는데 어떻느냐. 지자체와 중앙정부 협력체계 또는 민관간 협력체계가 잘 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시장은 “아무래도 경험 가지고 학습효과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지자체가) 중앙정부에 제안하면 대체로 다 받아들이는 관계여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답했다. 정 구청장도 “메르스때는 질병관리본부와 소통이 안 돼 그게 제일 큰 문제였다”고 거들었다. 그는 “확진자가 성동구에서 발견됐는데 동선을 공개안해줬다”며 “대략적인 것만 주면 나머지는 지자체에서 구체적으로 조사해서 공개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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