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신임 주한중국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우리 정부의 후베이성 체류 외국인 입국 금지 결정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돼 한중 관계가 다시 경색 국면으로 돌아갈지 주목된다.
주한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싱 대사는 4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명동 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싱 대사는 신종 코로나 확산 관련 중국 정부 대응을 설명하고, 이와 함께 최근 한국 정부의 의료물자 지원에 대한 사의도 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진핑 중국 주석 지휘 아래 투명하게 방역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 사태에 총력전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싱 대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등 국가의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 건의에 부합하고 과학적인 결정을 내려야한다고 본다"며 반대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WHO도 '중국으로 부터의 이동과 교역을 제한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고 심지어 반대한다'고 강조했는데, 미국은 오히려 정반대의 방향으로 지나친 행동을 취했다"며 "다른 의도가 있지 않나 의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와 각계 인사들이 대량의 구호물자를 보내주는 등 많은 지지를 해줬다. 특별히 깊은 사의를 표한다"며 "중국 국민도 이 따뜻한 정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기자회견을 빌어 한국 정부의 제한적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해 직간접적인 우려를 표시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이날 0시를 기해 중국 후베이성 출신이나 최근 해당 지역에 체류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한 만큼 중국 당국의 구체적인 입장을 전달할 여지가 있어서다.
한국에 부임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아직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 제정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서둘러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건 이례적인 만큼, 중국 정부의 분명한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싱 대사는 지난달 30일 한국에 부임했다. 싱 대사는 북한 평양과 서울의 중국대사관을 오가며 경력을 쌓아 중국 외교부 내 대표적인 한반도통으로 꼽힌다.
싱 대사는 지난달 31일 외교부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한 뒤 조세영 외교1차관을 예방하는 등 활동을 시작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받진 못한 상태다.
정부는 입국 금지나 철수권고 조치 등은 국내 방역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중 관계를 우호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문 대통령은 또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으로 연결된다"면서 "이웃 국가로서 할 수 있는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나누고 연대할 때 진정한 이웃이고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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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