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02일(13: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장기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광물자원공사가 해외시장에서 채권 발행에 도전한다.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의 공기업 지원의지를 얼마나 신뢰하느냐가 채권 발행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이달 말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3억호주달러(약 2400억원) 규모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 공사는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 BNP파리바,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발행 준비에 돌입했다.
광물자원공사는 현재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 이 공사의 지난해 6월 말 기준 총 차입금은 6조1871억원으로 자산(4조1739억원)보다 2조원가량 많다.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지 오래다. 호주 물라벤 유연탄광산 지분과 미국 로즈몬트 동광사업 지분 등 보유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긴 했지만 대규모 부채를 갚기엔 한참 부족하다는 평가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광물자원공사의 신용등급을 다른 공기업보다 낮게 매기고 있다. 무디스는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다섯 번째인 ‘A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여섯 번째 등급인 ‘A’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 신평사는 정부 지원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국내 공기업 대부분을 한국 정부와 똑같은 신용등급(S&P 기준 AA)으로 매기고 있다.
IB업계에선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의 광물자원공사 지원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보느냐가 채권 수요 확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광물자원공사를 우량 공기업인 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가진 광해공단과 통합되면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2018년 11월 발의된 두 공기업의 통합 법안이 국회에서 아직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광해공단 노조가 통합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도 부담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무디스는 지난 21일 “통합이 상당기간 지연되면 광물자원공사의 재무건전성 개선에도 타격이 될뿐만 아니라 앞으로 정부 지원의 적시성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올 수 있다”며 광물자원공사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붙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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