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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중국에 신뢰 보내는 WHO, 늑장대응·눈치보기 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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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염병 통제 능력을 지속해서 신뢰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신뢰를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WHO의 대응이 지나치게 안일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자문 기구인 긴급 위원회의를 마치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의 주된 이유는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 때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번 선언은 중국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아니다"라며 "중국 정부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영향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취한 이례적인 조처들에 대해 축하를 받을 것"이라고 중국 정부의 조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발병 감지, 바이러스 격리, 게놈(유전체) 서열을 파악해 WHO와 세계에 공유한 속도는 매우 인상적"이라며 "WHO는 중국의 전염병 통제 능력에 대해 지속해서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는 모든 국가가 증거에 기초한 일관된 결정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인의 입국이나 중국에 있는 자국민을 철수시키는 국가들을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우한 폐렴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감염 확진자는 세계적으로 7834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중국내 확진자는 7736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18개국에서 감염 사례가 98건 발생했으며, 독일·일본·베트남·미국 등 4개국에서 8건의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WHO의 행보에 중국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태국, 일본, 한국 등 인접국으로 바이러스가 퍼지는데도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았다.

WHO가 머뭇거리는 동안 우한 폐렴은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다. 특히 1월에는 중국의 설인 춘제가 껴있어 수많은 인원이 국내·외로 이동하는데도 WHO가 이를 제한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국제 보건 정책을 이끌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WHO는 중국 당국의 대응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중국 내부에서도 발원지인 우한시와 후베이성 당국이 초기 무사안일한 대처로 일관하며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는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중국 외 국가에서 발생하는 우한 폐렴 감염 사례에 대해 "각국 스스로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책임을 돌리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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