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세계보건기구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한국에선 지난 31일에만 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감염자는 총 11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개인위생관리를 위한 마스크가 생활 필수품이 됐다.
은행, 관공서, 카페 등 시민들이 밀집한 장소의 직원들도 모두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한다.
우한 폐렴은 재채기, 기침 등 분비물을 통해 감염 가능성이 생기는 '비말 감염'(droplet infection, 飛沫感染)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3번 확진자가 함께 식사한 이는 우한 폐렴에 감염돼 6번 확진자가 됐다.
2차, 3차 감염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외출하는 사람들이 보여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스크 착용을 기피하는 가족 때문에 고민을 토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30대 여성 A 씨는 "태어난 지 6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며 "요즘 안일한 시댁 식구들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 주말 아기를 보러 온 시부모님께선 두 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계셨기 때문이다.
특히 A 씨의 시아버지는 "답답한 것 싫다"며 "나는 건강해서 괜찮다"며 마스크 착용을 극구 거부했다.
남편까지 나서서 마스크를 구입해 집으로 보내드릴 테니 착용하시라고 권했지만 듣지도 않으신 채 아기 곁으로 향했다.
A 씨는 "저희 집에 도착하셔서 손도 씻고, 가글도 하셨다지만 기분이 찝찝한 것은 숨길 수 없었다"라며 "아버님을 출입 금지 시킬 수도 없고 고민이다"라고 토로했다.
20대 남성 B 씨는 함께 거주 중인 어머니 때문에 고민이라고 한다. 그는 "요즘 마스크가 비싸다면서 엄마가 마스크를 살 생각을 안 한다. 일회용 마스크를 빨아서 쓰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이없는 마스크 가격 때문에 분통을 터트리는 이들도 있다. 네티즌 C 씨는 "B 씨 어머니 심정도 이해가 된다. 마스크가 몇 개 안 남아서 주문하고 일주일째 기다렸는데 갑자기 품절이 뜨더니 환불 처리가 됐다. 당시엔 30개에 18000원 대였는데, 지금 같은 제품이 79000원에 올라와 있다.정말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최근 일부 온라인 판매자 등이 마스크 사재기, 매점·매석 등을 통해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매점·매석 행위 금지를 위한 고시를 마련하고 공정위, 국세청 등 관계부처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현장 단속에 들어갔다.
한편 신종 코로나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손 씻기와 마스크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국회 복지위 회의에 참가해 "메르스 때 마스크 쓴 사람은 환자 바로 앞에 있는데도 안 걸렸다. 마스크를 썼는데 코밑으로 내려 쓴 사람은 확진된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보건용 마스크는 약사법에 따른 '의약외품'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국내서 보건용 마스크로 판매되는 제품에는 'KF80', 'KF94', 'KF99'가 표시돼 있다.
KF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를, 뒤의 숫자는 입자 차단 성능을 뜻한다. 이를테면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해 황사·미세먼지 같은 입자성 유해 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다.
'KF94',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99% 이상 각각 막아서 황사, 미세먼지같은 입자성 유해물질과 신종플루 등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다.
식약처는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이 불편하면 사용을 중지하고, 필요하면 의사 등의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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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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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