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사업인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이익이 크게 줄어든 삼성전자가 올해도 5G(5세대 통신) 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삼성전자는 연초 미국 5G망 전문설계 기업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5G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브라질을 찾는 등 적극적인 시장 구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7일 브라질 아마조나스주에 있는 삼성전자 마나우스 법인을 찾아 명절에 일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새 스마트폰 수장에 오른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과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장시호 글로벌기술센터장 등이 동행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도 중남미 사업을 총괄하는 브라질 상파울루 법인을 방문한다.
이 부회장이 새해 첫 출장 일정으로 브라질을 택한 건 삼성전자가 남미 5G 통신장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브라질은 오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5G 이동통신망 구축에 나선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에도 최근 브라질 정부가 화웨이 장비 사용을 암시하자 5G 네트워크 장비 경쟁자인 삼성도 적극 구애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남미뿐 아니라 북미에서도 5G 시장 입지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 미 이동통신 망설계·최적화 전문기업 텔레월드 솔루션즈를 인수했다.
2018년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과 계약을 맺고 5G 장비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이번 인수는 북미 시장에서 5G 장비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5G 사업은 이 부회장이 2년째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지난해 초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해"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5G 시장 선점을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5G 시장에 힘을 실으면서 관련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통신장비를 만드는 삼성전자의 네트워크사업부 매출은 2018년 첫 1조원을 넘긴 후 지난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켓 조사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점유율은 화웨이가 30%로 1위, 삼성전자가 23%로 2위에 올랐다. 화웨이와의 격차를 크게 줄이며 맹추격에 나섰다.
5G 스마트폰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670만대의 5G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삼성의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53.9%에 달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