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법무부의 차장, 부장 등 중간간부 인사 단행 직후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23일 최 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 비서관은 2017년 법무법인 청맥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 씨가 본인 사무실에서 인턴을 했다며 허위로 증명서를 발급하고 입시에 활용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비서관은 조 전 장관 아들이 2017년 1∼10월 자신의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문서 정리와 영문 번역 업무를 보조하는 인턴활동을 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써주고 '지도 변호사' 명의 인장도 찍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조씨는 이 인턴활동 확인서를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입시에 제출해 모두 합격했다.
그러나 검찰은 인턴활동 내역이 허위 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말 조 전 장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최 비서관의 인턴활동 확인서 발급 경위를 자세히 기재했다.
최 비서관은 검찰에서 지난달부터 세 차례 소환 통보를 받았으나 서면 진술서를 보내고 출석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최 비서관 기소를 놓고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과 기존 수사검사들의 담판도 주목을 끌었다.
앞서 보도에 따르면 송경호 3차장검사와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검사는 미리 써놓은 공소장과 증거 목록을 들고, 이미 확보한 증거와 진술만으로도 기소가 가능하다고 1시간 넘게 이 지검장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지검장은 지난주 최 비서관을 최대한 빨리 기소하겠다는 수사팀의 보고를 받은 뒤 일주일간 침묵해 왔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상갓집 항명'이라 불리는 검찰 중간간부의 이 지검장에 대한 작심 비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지검장 기소 하루 전날인 22일에는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최 비서관 대변인을 자청하며 조 전 장관 아들은 인턴을 한 게 맞고 검찰이 언론 플레이를 한다며 비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청와대의 사유화. 최강욱 비서관의 파렴치한 범죄는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에 저지른 것이다"라며 "그런데 왜 그 범죄를 청와대 소통수석이 해명하나. 청와대가 최강욱 것인가"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소통수석 봉급은 최강욱한테 받나? 일국의 대통령부가 천하의 잡범의 뒷치닥거리나 해주는 데인가"라며 "최강욱 본인이 검찰에 나가서 사적으로 해명하게 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청와대에 근무하는 비서관을 봐준다는 식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검찰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런 내용이 언론에 일방적으로 유포됐고, 최 비서관이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묘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비서관의 말을 대신 전한다"며 조 전 장관 아들이 최 비서관이 근무했던 변호사 사무실에서 2011년, 2014년, 2017년~2018년 세 차례에 걸쳐 인턴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기소된 조 전 장관의 공소장에는 조 전 장관의 아들 조 모 씨가 2017∼2018년 두 차례에 걸쳐 당시 법무법인 청맥 소속이던 최 비서관의 변호사 명의 인턴활동확인서를 허위로 발급받아 대학원 입시에 제출한 혐의가 적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