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빠른 속도로 퍼지자 중국 정부가 23일 발병지인 우한에 이어 인근 황강, 어저우시까지 한시적으로 봉쇄했다. 우한 폐렴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고 국내 여행업계에선 대규모 중국 여행 취소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우한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통제·대응 비상센터는 성명을 통해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시내 대중교통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한 시내버스와 지하철, 페리는 물론 외부 도시를 잇는 장거리 대중교통 노선도 운영이 중단됐다. 우한공항과 기차역 모두 한시적으로 폐쇄됐다. 중국 내륙의 교통 요지인 우한엔 1100만 명이 살고 있으며 한국인도 유학생을 포함해 1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근 황강시와 어저우시에도 봉쇄령이 내려졌다. 우한으로부터 서쪽으로 70 떨어진 황강시의 인구는 750만 명이다. 어저우시는 인구 110만 명 규모의 도시다.
중국 정부는 이날 우한 폐렴으로 중국과 중화권에서 17명이 사망하고 6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집계했다. 전날에 비해 사망자는 8명, 확진자는 100명 이상 늘어났다. 우한 폐렴이 계속해서 번지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우한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0 도쿄올림픽 복싱 지역 예선을 전격 취소했다. 포드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기업들도 임직원의 우한 출장을 금지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우한에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를 발령했다.
국내 여행업계는 예약 취소가 폭주하면서 초비상이 걸렸다. 하나투어는 지난 20일부터 중국 여행 예약 취소가 급증해 1~2월 예약 취소가 전년 대비 20% 늘었다고 전했다. 모두투어는 20~21일 이틀 동안 중국 여행 취소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섰다. 평소의 수십 배에 달한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상하이증시가 2.75%, 홍콩 증시가 1.99% 떨어졌으며 도쿄와 서울 증시는 각각 1% 남짓 떨어졌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최병일·이미아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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