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2021년부터 세계 경제가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달러화보다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데이비드 만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사진)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달러화 강세의 정점은 지난해까지였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해 관세를 인하한 영향으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확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로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취소하고, 12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적용하던 15% 관세를 7.5%로 인하하기로 했다. 만 수석은 “중국은 세계 대다수 국가의 제1 무역상대국이어서 큰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한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연 5.5% 수준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성장률도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세계 경제는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 수석은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굳이 미·중 무역분쟁을 악화시킬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대선 전 공화·민주 양당 모두 중국에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겠지만 미국 정부가 실제 행동에 나서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란 사태는 미·중 무역분쟁에 비해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덜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만 수석은 “국제 유가가 이란 위기 직후 요동치긴 했지만 향후 3~6개월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5달러 이상으로 오르지 않는 ‘골디락스’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만 수석은 그러나 미국 대선이 끝난 뒤 내년에는 세계 경제가 다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의 무역협상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강경한 정책을 쏟아낼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도 베트남의 성장세는 가파를 것으로 예상했다. 만 수석은 “베트남은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수혜국”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으로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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