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좌석 수는 2600석, 잠실 롯데콘서트홀은 2036석이다.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피아노 한 대로 2000석이 넘는 공연장을 꽉 채우기는 쉽지 않다. 객석을 가득 채우기는 더 어렵다. 하지만 ‘이들’의 무대라면 전석 매진은 물론 치열한 ‘티케팅 전쟁’까지 치러야 할지 모른다. 해외에서 활발하게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손열음, 조성진, 임동혁이 올해 연이어 국내에서 리사이틀(독주회)을 연다.
김선욱이 포문을 연다. 오는 3월 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년 만에 독주회를 한다. 프로그램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베토벤으로 짰다. 2006년 리즈 국제 콩쿠르에서 열여덟 살에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최연소 우승을 한 김선욱은 이후 베토벤과 브람스 등 독일 레퍼토리에 천착해왔다. 2009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2012~2013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연주했다. 이번 독주회에선 베토벤 후기 피아노 소나타인 30·31·32번을 들려준다. 베토벤 피아노 음악의 절정이자 그의 치열했던 음악 철학이 담긴 작품들이다.
10월 1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여는 임동혁도 베토벤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소나타 23번 ‘열정’과 30번을 들려준다. 30번은 김선욱의 프로그램과 겹친다. 두 연주자의 치열한 베토벤 해석을 비교해 듣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으로도 활약 중인 손열음은 2016년 이후 4년 만에 5월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연주곡은 슈만이다. 크라이슬레리아나와 판타지 C장조, 아라베스크 등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손열음의 슈만 앨범 발매에 맞춰 여는 공연이다. 4년 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독주회는 열 차례 넘는 앙코르로 공연 시간이 한 시간 넘게 늘어나 화제가 됐다.
손열음은 오는 9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듀오 무대도 갖는다. 라벨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과 스트라빈스키의 디베르티멘토,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다섯 개의 멜로디, 슈트라우스 바이올린 소나타 등을 들려준다.
5년 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조성진은 7월 7일과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국내에서는 2년 만의 리사이틀이다. 브람스의 피아노 소곡, 슈만의 유머레스크, 프랑크의 ‘합창과 푸가’ 등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 10월 8일 롯데콘서트홀에선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협연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