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사 충돌 위기를 겪은 미국과 이란 정상들이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자칫 격한 감정 싸움으로 잘못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은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오른쪽)에게 “말조심하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에서 딱히 ‘최고’도 아니면서 이른바 ‘최고지도자’라는 호칭을 쓰는 사람이 미국과 유럽을 놓고 형편없는 발언을 했다”며 “그는 말을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이란에서 미국을 지지하는 이들은 국민을 죽이는 게 아니라 국민의 꿈을 돕는 정부가 필요하다”며 “이란 지도자들은 파멸로 가는 길 대신 테러 활동을 포기하고 이란을 더 위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도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8년 만에 금요일 대예배를 집전하고 미국을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을 암살한 것은 미국에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미국의 광대는 이란 국민을 지지하는 척하지만 이란인을 배신하고 등에 칼을 꽂을 인물”이라고 했다. AP통신 등은 ‘광대’가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킨 표현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어와 영어로 이란 내 반(反)정부 시위대를 지지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토머스 워릭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각각 자국 내에서 정치적 압력을 크게 받고 있다”며 “이 때문에 계속 대중 앞에서 서로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양국 정상들은 타협하지 않는 자세를 보이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며 “설전이 계속되면서 역내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국무부는 반정부 시위대에 발포 명령을 내린 하산 샤바르푸르 IRGC 준장을 미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