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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전자담배 애플' 쥴, 1년도 안돼 한국 철수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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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의 애플로 불리는 쥴 랩스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쥴 랩스 코리아가 설립 1년도 채 되지 않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 강력 권고'에 판매 활로를 모색하기조차 힘든 만큼, 한국 시장에서 철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업계 관측이 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쥴 랩스 코리아가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한국 시장 철수설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쥴 랩스가 한국 직원들에게 사업을 축소하거나 아예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통보했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쥴 랩스 코리아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전날 쥴 랩스는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각 국가에서 지역적으로 사업 운영 방식을 재편할 최선의 방법을 검토하고 지역마다 개별적인 조정을 하는 상황"이라며 "한국에서는 우리의 사업 운영 및 전략을 검토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

8개월 만에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이유는 판매 부진 탓이 크다. 미국 액상전자담배 시장 1위인 쥴(JULL)은 지난해 5월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쥴은 출시 직후 한국에서도 흥행이 감지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폐쇄형(CSV) 액상 전자담배의 시장점유율 1.3%로 5월(0.8%)보다 빠르게 확대됐다. KT&G도 쥴에 이어 릴 베이퍼를 내놓으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확대에 일조했다.

하지만 액상형 전자담배는 7월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CSV 전자담배는 6월(360만 포드(갑), 7월(430만 포드)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8월과 9월 판매량은 각각 270만포드, 280만포드로 반토막이 났다.

타격감과 담배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쥴을 접한 소비자들은 "냄새가 없어서 좋지만, 타격감이 미미해 흡연 욕구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놨다.

니코틴 함량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었다. 미국에선 판매되는 쥴은 니코틴 함량이 1.7mL, 3mL, 5mL 중 선택할 수 있지만, 국내는 화학물질 관리법에 따라 0.7mL 단일 제품으로 판매될 수 밖에 없었다.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에 '직격탄'

여기에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쥴 랩스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관련해 폐질환 530건·사망 8건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도 유사 사례 발생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쥴 랩스 코리아는 "현재 판매하는 제품에는 중증 폐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THC' 성분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다음달 보건복지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을 발표한 이후로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폐손상 의심사례가 처음 발생하면서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와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규명되기 전까지는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여기에 국내 편의점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은 쥴의 트로피칼·딜라이트·크리스프의 판매를 중단했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에 판매처까지 막히면서 한국 시장을 접을 수 밖에 없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도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하면서 사실상 쥴의 판매처는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미국과 달리 국내는 액상형 전자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더 선호하는 만큼, 추가적인 영업도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쥴 랩스 코리아도 판매 부진을 인정했다. 전날 쥴 랩스 코리아는 "현재 포트폴리오상 한국의 성인 흡연인구의 수요 충족이라는 관점에서 판매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우리는 한국 내에서의 사업을 조정하고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쥴은 국내 시장 철수은 부인하고 있다. 쥴 랩스 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의 사업을 글로벌, 지역적 차원에서 최선의 방향으로 수립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사업에 전념할 것이며, 이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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