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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겁내는 의사·화투 맛들인 검사…뻔하지 않아 특별한 드라마 속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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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손놀림으로 환부를 도려내고 꿰매는 외과의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을 해결하는 무서운 검사, 완성된 인격체로서 모범이 되는 학교 교사. SBS 의학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교사의 시점에서 학교 이야기를 풀어내는 tvN ‘블랙독’, JTBC 법정드라마 ‘검사내전’의 전문직 여주인공들은 이런 전형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나 주목받고 있다. 전문직 종사자로서 치명적인 단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분투하는 이성경 서현진 정려원이다.

3년 만에 새 시즌으로 돌아온 ‘낭만닥터 김사부2’는 시즌1에 이어 한석규가 김사부 역을 맡았고, 이성경과 안효섭이 돌담병원 신입 의사로 합류했다. 방송 2회 만에 시청률이 18%(닐슨코리아)로 치솟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흉부외과 펠로 2년차인 차은재(이성경 분)는 죽도록 노력해 전문의 자격을 땄지만 심각한 수술실 울렁증 때문에 치명적인 실수를 연발한다. 시골의 돌담병원으로 문책성 파견 근무를 나가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쿨한 척, 멋진 척해온 그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괴짜 같은 김사부에게 고개 숙이는 일도 내키지 않는다. 차은재는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참스승’ 김사부 밑에서 허세와 자존심, 1등 제일주의를 내려놓고 의사이자 인간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낭만닥터 김사부1’의 여주인공이던 서현진은 동시간대 ‘블랙독’에 출연하면서 경쟁자가 됐다. ‘블랙독’은 학교 이야기지만 교사 오피스물에 가깝다. 서현진이 연기하는 고하늘은 힘없는 기간제 교사다. 동료 기간제 교사들에겐 ‘낙하산’이라는 오해를 받으면서 왕따를 당한다. 정규직 교사들과는 불공정한 시험문제 출제 방식, 정답이 둘 이상일 가능성이 있는 문제 등을 놓고 다툰다. 이런 가운데서도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학교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뭉클하다. 자신의 고집을 내려놓고 동료들과 타협하는 방법을 배우는 모습은 기특하기도 하다.

‘검사내전’의 배경은 ‘낭만닥터 김사부2’와 마찬가지로 지방도시다. 정려원이 연기하는 차명주 검사는 11년 동안 승승장구하던 스타 검사 출신이다. 하지만 차관의 장인이 피의자인 보험사기 사건을 파헤친 ‘죄’로 좌천됐다. 굵직한 사건만 맡았던 서울과 달리 여기선 동네사람들 간의 자잘한 다툼이 대부분이다.

다시 돌아갈 야망을 품고 냉철한 모습으로 미제사건들을 도맡아 해결하는 차명주. 꼰대 같은 상사와 동료들에게 콧대 높고 도도하게 할 말을 다하면서 ‘사이다’를 선사한다. 하지만 철두철미한 그의 이면에는 가정폭력 피해자였다는 가슴 아픈 사연이 숨어 있다. 이성적인 줄로만 알았던 차명주가 도박 현장에 잠입해 화투에 맛을 들이는 모습에서는 빈틈도 보여준다. 차명주가 성찰하고 성장해 나갈 모습이 시청자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김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bell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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