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자동차만 똑똑해선 안 됩니다. 도시 인프라도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이재은 비트센싱 대표는 “비트센싱의 레이더(Radar)는 날씨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도로 위 모든 활동을 감지할 수 있다”며 “스마트시티의 ‘눈’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비트센싱은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에 처음 도전해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거머쥐었다.
비트센싱의 트래픽 레이더(사진)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추적하고 수집할 수 있는 장비다. 24㎓ 주파수 대역을 사용한 레이더와 풀HD 카메라를 연동했다. 차는 물론 도로 곳곳에 레이더를 설치해 정보를 모은다.
4차로에 다니는 차량의 수와 속도, 사고 상황 등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하는 게 이 장비의 임무다. 신호와 속도위반 차량을 잡아내는 데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날씨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이 이 레이더의 강점이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도 모니터링이 가능해 궂은날 발생하는 대형 교통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또 다른 센서 라이다(Lidar)가 악천후 때 무용지물이 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대표는 “레이더를 활용하면 2015년 짙은 안개로 연쇄추돌이 발생해 수많은 사상자를 낸 영종대교 106중 추돌 사고와 같은 안타까운 일을 미리 막을 수 있다”며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하늘을 나는 드론, 바다 위를 떠다니는 선박 관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센싱은 모빌리티(이동수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계의 ‘루키’다. 2018년 1월 설립된 3년차 기업이다. 빠르게 시장의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건 이 대표의 실력 덕분이다. 이 대표는 기술력을 갖춘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 출신이다. 10여 년간 레이더를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흔히 겪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르게 시제품을 생산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비트센싱의 트래픽 레이더는 지난달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주관하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 성능평가에서 전 부문 최상급을 받았다. 지난해 9월 한독상의에서 주관한 KGCCI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비즈니스 혁신’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고도화해 해외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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