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지난달 약 105억원어치의 딸기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보다 매출이 10.5% 증가했다. 이마트에서 딸기 매출이 월 기준 100억원을 넘긴 건 처음이었다. 과일 중 1위, 이마트에서 팔리는 모든 상품을 통틀어도 매출 순위 5위에 들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딸기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다양한 딸기 품종이 나와 딸기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고 말했다.
딸기가 이번 겨울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최고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매출을 많이 올려줄 뿐 아니라 ‘집객 효과’까지 크다. 신선한 딸기를 사기 위해 일부러 마트에 오는 사람이 많다. 이마트는 딸기 매출이 늘자 매대를 작년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품종도 2~3종에서 5~7종으로 확대했다.
편의점에서도 딸기가 잘 팔린다. GS25, 이마트24에서 지난달 딸기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9%와 37% 늘었다. 같은 기간 CU의 딸기 매출 증가율은 137%에 달했다. 딸기 출시일을 한 달가량 앞당겨 12월 초순에 내놓고, 딸기 샌드위치 등 관련 상품을 함께 마케팅한 영향이다.
매년 겨울 ‘딸기 뷔페’를 선보이고 있는 호텔들의 경쟁은 올해 더욱 치열해졌다. 딸기 뷔페 ‘원조’로 꼽히는 워커힐호텔은 오는 11일 행사를 시작한다. 딸기 대관람차, 딸기 회전목마 등 디저트 놀이동산 콘셉트로 딸기 관련 상품을 선보인다. 다른 호텔의 딸기 뷔페와 차별화할 계획이다. 롯데호텔 서울은 딸기 뷔페 시작 시기를 기존 1월 중순에서 12월 하순으로 앞당겼다. 콘래드호텔은 딸기 뷔페를 올겨울 처음 운영한다.
딸기 수요 증가는 20~30대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마트 관계자는 “중장년층은 딸기가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 구매를 주저하는 일이 많은데, 밀레니얼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 등의 영향에 겨울철 과일 중 딸기를 가장 선호한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리기 좋다는 것도 밀레니얼이 딸기를 많이 구매하는 이유로 꼽힌다. 빨간색인 딸기는 사진을 찍었을 때 색감이 좋고, 다양한 디저트와 잘 어울린다.
딸기 종류가 다양해진 것도 수요를 늘렸다. 2015년까지만 해도 딸기 품종의 80% 이상이 ‘설향’이었다. 마트, 슈퍼에서 판매하는 딸기 대부분을 차지했다. 요즘은 다르다. 한 알 크기가 달걀만 한 ‘킹스베리’, 단맛이 강하고 과육이 단단한 ‘금실’, 아삭한 식감과 강한 단맛이 특징인 ‘육보’ 등 다양한 딸기가 나오고 있다.
안재광/오현우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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