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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반등' 노리는 삼성전자, 디스플레이가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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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실적 반등을 노리는 삼성전자가 암초를 만났다.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과 생산 라인 구조조정으로 그동안 '효자' 노릇을 했던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이 이번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8일경 작년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6일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전망치)는 6조4990억원이다. 예상대로라면 지난해 3분기 7조7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반등하던 실적이 다시 꺾이는 셈이다.

실적의 발목을 잡는 것은 디스플레이 부문이다. LCD 가격 하락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부문 전환에 따른 비용 발생이 겹치면서다. 여기에 효자 노릇을 했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까지 연말 비수기에 진입해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은 지난해 3분기 대비 '반토막' 예상까지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LCD 가격 하락과 OLED 가동률 하락이 맞물린 상황"이라며 "LCD 부문 영업적자 폭이 직전 분기 대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기대치보다 훨씬 저조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LCD 가격 하락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환에 따른) 라인 구조조정으로 당초 실적 추정치를 밑돌 것이다. 지난해 3분기(1조2000억원)보다 크게 떨어진 3000억원 수준의 영업익을 거둘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삼성전자 영업익의 4분의 3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가격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반도체 사업 부문은 약 3조1000억원의 영업익을 올려 직전 분기와 유사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에만 D램(DDR4 8Gb 기준) 현물 가격이 10% 넘게 뛰었다. 현물 가격은 소비자가 시장에서 반도체를 직접 구입할 때의 값으로 고정거래 가격을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간주한다.

수요 회복세로 삼성전자 반도체 재고도 줄었다. 삼성전자 3분기(7~9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내해 3분기 말 기준 반도체 재고 자산은 2분기(14조5231억원)보다 1조9032억원(13.1%) 줄어든 12조6199억원으로 파악됐다. 4분기에는 서버D램 등의 수요가 커지면서 재고가 더 큰 폭으로 줄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재개로 반도체 부문 실적이 당초 예상을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출하성장(Bit growth·메모리 용량을 1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생산량 증가율)도 D램은 3%, 낸드플래시는 5% 정도 기존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가 D램 부진을 만회해 하는 등 반도체 부문 실적이 기존 예상보단 덜 나빠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4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 전망을 기존 전분기 대비 9% 하락에서 7% 하락으로 수정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노트10, 갤럭시폴드 등 프리미엄급 모델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저가 제품들이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중저가폰 판매 부진으로 7000만대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다만 폴더블폰 등 고가 스마트폰 부문의 이익률은 당초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당초 예상을 소폭 밑돌겠지만 갤럭시폴드, 5G 스마트폰 등 고가폰 비중이 견조해 ASP가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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