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올해 자체상표(PB)의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모두 높이기로 했다. 기존 점포의 리뉴얼(개선)과 전문점의 수익성 개선을 통해 성장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안정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기존점에는 과감히 재투자하고 전문점의 수익성은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가격 실험에 몰입했다. 8월부터 상시적 초저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으로 PB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입증했다. 11월 2일에는 ‘대한민국 쓱데이’를 열어 하루 만에 156만 명의 손님을 끌었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유통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했다. 올해도 이 같은 사업의 성과를 이어갈 예정이다.
대표적 상시 초저가 상품은 ‘도스코파스 와인’이다. 가격은 4900원. 5000원 이하 저가 와인 시장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110만 병을 판매하는 등 ‘집객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3개 점을 추가로 열었다. ‘체험형 가전매장’으로 불리는 일렉트로마트는 2015년 1호점 개점 이후 현재까지 44개 점을 운영하는 등 수익성 높은 전문점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PB인 노브랜드와 센텐스는 지난해 필리핀에 처음으로 프랜차이즈를 열고 상품 수출에 나섰다.
이마트는 기존 점포의 30% 이상을 리뉴얼할 계획이다. 목표는 ‘고객친화적인 이마트’다. 서울 월계점은 미래형 점포로 혁신한다. 그로서리 MD와 식음 테넌트를 적극 유치해 그로서리와 몰이 결합한 복합모델 형태로 개발한다. 전면 리뉴얼하는 다른 점포들도 이마트의 핵심 경쟁력인 그로서리 MD를 대폭 개선하고 일렉트로마트 등 집객력 있는 전문점을 도입하기로 했다. 트렌드를 반영한 식음 브랜드를 적극 유치해 ‘장보기’에 더해 오프라인만의 강점인 체험과 재미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할인점의 본질인 가격 경쟁력 제고도 이어간다. 지난해 성공을 거뒀던 ‘압도적 대량 매입’ 등 유통구조의 혁신이 핵심이다. 반짝 할인이 아닌 ‘상시적 초저가’ 상품을 지속으로 선보인다는 얘기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스타필드 안성점 등 신규 점포를 출점하면서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창고형 할인점만의 역량을 집약한 다양한 신규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전문점 사업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재편한다. 사업성 높은 전문점은 지속적으로 확대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성장 발판을 다지며, 수익성이 낮은 전문점은 효율을 따져 경영할 예정이다. 일렉트로마트는 지난해 13개 점포를 열었고 올해 10개 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노브랜드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전문점의 상품 수출도 확대한다. 2015년 베트남 등 4개국에 처음 상품 수출을 시작한 노브랜드는 현재 수출국을 20여 개 국가로 확대했다. 수출액도 2015년 2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70억여원으로 250%가량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기존점 리뉴얼과 전문점 효율 강화 등을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더욱 다지는 해”라며 “가격 주도권을 가져가 유통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