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O2 아레나(사진)는 세계 아레나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꼽힌다. 런던 O2의 전신은 2000년 융복합 전시공연을 목적으로 2만 명 수용 규모로 개관한 밀레니엄돔이다. 하지만 콘텐츠 부실로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 이곳을 포함한 런던 전체의 라이브공연시장 관람권 판매량이 2004년 31만 장 수준이었다.
2007년 세계 1위 공연장 운영기업 AEG가 이곳을 인수해 O2로 개관해 운영하기 시작한 뒤 확 바뀌었다. 2009년 O2아레나에서만 235만 장의 관람권을 판매하며 세계 1위 아레나로 도약했다. 관광명소로도 자리잡아 일반 방문객까지 합치면 지난해 연간 방문객이 90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AEG가 세계적인 팝스타 공연과 스포츠 이벤트를 대거 유치해 콘텐츠 수준을 높인 게 컸다. 마이클 잭슨, 프린스, 본조비, 브리트니 스피어스, U2가 O2 무대에 섰다. 남자프로테니스 ATP 월드투어 파이널(2009~현재), NBA 글로벌게임(2011, 2013~2018) 등 스포츠 이벤트도 펼쳤다. 런던 O2는 2007~2018년 약 3000개의 청년 일자리와 약 2조8000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AEG는 런던 O2뿐 아니라 미국 LA스테이플스센터 등 160여 개 공연장을 운영하고 있다. AEG는 고양시 CJ아레나의 사업 파트너로 참여할 예정이다. CJ 관계자는 “AEG는 CJ아레나와 상하이 벤츠아레나, 방콕 아레나 등을 패키지화해 글로벌 스타들의 내한 공연을 유치하는 데 큰 힘을 보탤 것”이라며 “AEG 네트워크를 통해 K팝 가수들의 글로벌 투어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미국 코네티컷주 카지노리조트인 모히건 선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미국 MGE가 1996년 완공한 모히건 선의 연간 방문객은 1300만 명에 이른다. 모히건 선의 핵심 시설은 1만 석 규모의 아레나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음향 시설로 U2 등 세계적인 스타들의 공연이 연중 내내 열린다. 규모는 작지만 관객 동원에서 미국 8위의 아레나다. 농구 등 스포츠 경기도 꾸준히 개최하며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일본은 아레나를 중심으로 공연산업을 키워왔다. 일본에는 최대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와 1만7000명 수용이 가능한 요코하마 아레나 등 대형 실내 공연장이 즐비하다. K팝 스타들은 일본에서 아레나 투어를 자주 연다. K팝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이 일본에서 나오는 것도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한 일본의 라이브 공연 시장 덕분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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