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이 학생들을 사적 모임에 불러 춤 공연을 시키는 등 교내 인권침해 실태를 세상에 알린 백민성 서울공연예술고 3학년 학생이 교육청 표창을 받았다.
서울교육청은 서울공연예술고 감사에 적극 협조해 학생 권익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백 군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공연예술고는 지난해 8월 부부인 교장과 행정실장이 사모임에 학생들을 불러 공연을 시켰다는 의혹을 받아 교육청 감사를 받았다. 교육청은 감사와 함께 학생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학교장이 협조하지 않아 무산됐다. 하지만 백군은 학교 밖으로 친구들을 데리고 나와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나섰다.
서울공연예술고는 백 군을 선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보복 조치를 취했다. 서울공연예술고 졸업생들이 올 2월 피해 내용과 백군에 대한 보복성 선도위원회를 고발한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서울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교장의 공연 동원 사실과 함께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의 부적정한 집행 등 다른 문제도 확인했다. 이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은 교육청 의뢰로 경찰 수사를 받고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학생들이 부당한 처우에 맞서 소속 공동체 구성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육청은 이날 학교 영양사의 급식 식재료 횡령 사실을 밝혀낸 자양중 교육공무직원 손홍아 씨와 청렴시민감사관 제도 운영 유공자 장원택 씨, 우수청렴시민감사관 문수남 씨 등 3명에게도 표창장을 수여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