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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수사 4개월 만에 포토라인에…조국 "영장신청 내용 동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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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 26일 법원에 출석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지난 8월 조 전 장관 일가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122일 만이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 “검찰의 영장 신청 내용에 동의하지 못한다. 철저히 법리에 기초한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며, 또 그렇게 믿는다”고 말했다.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오전 10시30분에 시작된 조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4시간20여 분 만인 오후 2시50분께 종료됐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밤 늦게까지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심문 결과를 기다렸다.

“검찰수사, 혹독한 시간이었다”

조 전 장관은 일가 관련 비리 의혹 수사를 포함해 다섯 차례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지만 포토라인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그는 “그동안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검찰의 끝이 없는 수사를 견디고 견뎠다. 혹독한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감찰 중단 지시 여부와 직권 남용 혐의를 부인하는지를 묻는 취재진 말엔 아무 답변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있으면서 유재수 전 부시장의 비위 내용을 알고도 감찰 중단을 결정하고,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원회에 사표를 내게 하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과 친분이 있던 여권 인사들이 조 전 장관에게 감찰을 중단해달라며 ‘구명 청탁’을 한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수사기관 등에 이첩하지 않고 감찰을 중단한 점, 유 전 부시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해 금융위의 감찰·징계 권한을 방해한 점 등 두 가지를 직권남용 혐의로 명시했다.

조 전 장관 측은 이날 “외부 청탁을 받은 건 자신이 아니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조 전 장관의 변호를 맡은 김칠준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 후 “청탁 전화를 받은 적이 없고 오히려 박 전 비서관과 백 전 비서관에게 여기저기서 청탁성 전화가 온다는 걸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이 여기저기서 전화가 온다며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는 박 전 비서관의 검찰 진술 내용을 뒤집은 것이다. 김 변호사는 또 “감찰 중단이라는 용어는 잘못된 프레임”이라며 “민정수석으로서 소속 기관에 (관련 내용을) 이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유 전 시장 감찰자료 확보 못해”

검찰은 조 전 장관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유 전 부시장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청와대도 감찰 과정에서 중대 비리 사실을 이미 확인했거나 알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사실을 인지한 다음에 감찰 중단 지시를 내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을 비롯해 특별감찰반 인사들을 조사하면서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을 무마해달라는 청탁이 있었던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에서 검찰은 증거 확보를 위해 조 전 장관의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지난 4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압수수색했지만 감찰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청와대 내부에서 자료를 폐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감찰 자료가 폐기되는 과정에 조 전 장관이 개입했다면 증거인멸”이라며 “이전 정권에서 직권남용 혐의에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엄벌한 사례가 다수 있는 만큼 일관성 측면에서 영장 발부가 당연한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감찰 무마 청탁을 한 윗선을 규명하는 등 향후 수사를 위해 조 전 장관의 신병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도 검찰이 영장 발부를 자신하는 이유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과 조 전 장관의 직접적인 친분 관계가 없기 때문에 다른 여권 인사들이 감찰 중단을 요구하는 청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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