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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美시장 잇단 공략…'K골프산업'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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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계 최대 골프 시장이자 글로벌 브랜드들의 격전지다. 지난해 골프로 발생한 미국 내 경제 효과는 약 840억달러(미국 포브스). 우리 돈 97조7088억원에 달한다. 10조원가량인 한국의 열 배쯤 된다. 웬만해선 아시아 등 외국 브랜드에 곁을 주지 않는 ‘텃세’도 미국 시장의 특성 중 하나다. 한국 기업들이 이 도도한 ‘메가 마켓’에 속속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활기 띠는 ‘필드 밖 골프’시장 정조준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은 변화하는 현지 골프 시장 트렌드를 포착해 성과를 내고 있다. 20일 골프존에 따르면 이 회사 미국법인은 올해 163대의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를 팔았다. 80여 대에 불과했던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골프존의 존재감이 미미했던 2017년에 비하면 5.7배 늘었다. 미국 골프 인구가 ‘필드골프(in-course)’에서 연습장이나 게임존 등의 레크리에이션 골프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자 잠잠하던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골프존 관계자는 “미국에선 지금 가족이나 회사원들이 단체로 연습장에서 술과 골프, 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톱골프(TopGolf)’ 같은 캐주얼 골프가 인기를 얻고 있다”며 “개인 골퍼들에게나 조금씩 팔리던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가 변화된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판매 실적이 최근 급격히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용에 머물던 골프존 시스템과 펍(pub)을 접목한 ‘지스트릭트(ZSTRICT)’도 반응이 좋다. 회사는 지난달 미국 코네티컷주에 파일럿 매장인 1호점을 내고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 간단한 음료, 술, 식사를 하면서 실내에 설치된 스크린골프나 게임골프를 즐길 수 있게 고안한 프랜차이즈다. 임동진 골프존 미국 법인장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이용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필드 밖(off-course)’ 골프 시장이 향후 급팽창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필드골프 인구는 뒷걸음질 치고 있지만, 실내외 연습장 등에서 골프를 경험하는 골프 인구가 늘고 있어서다. 미국골프재단(NGF)이 지난해 발간한 골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미국 전체 골프 인구는 3350만 명. 전년(3210만 명) 대비 140만 명 늘었다. 이 가운데 ‘필드 밖’ 골프 경험자가 2017년 830만 명에서 지난해 930만 명으로 약 12% 늘었다. 전체 골프 인구 감소세를 증가로 돌려놓은 것이다.

골프존 관계자는 “골프공 타격면 분석 등 과학적 훈련이 가능하다는 점을 집중 홍보해 연습 장비와 레슨 시장도 개척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션, 거리측정기 등 미국 공략 나서

토종 거리측정기 브랜드 보이스캐디도 미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거리측정기의 경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의 사용률이 99%에 달하는 ‘부시넬’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4년 처음 미국 시장에 발을 디딘 보이스캐디는 이달 초 ‘500만달러 수출 탑’을 수상할 정도로 인지도를 빠르게 쌓았다. 내년부턴 임원급 인사를 미국에 파견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보이스캐디 관계자는 “기술력에 차이가 없는 데다 디자인에서는 확연히 차별화에 성공한 만큼 내년에는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패션업계도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PXG는 골프의류를 내년 봄부터 미국에서 본격 판매한다. PXG는 미국에서 시작한 골프클럽 브랜드. PXG는 한국에서 의류 브랜드를 만들어 거꾸로 미국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일종의 ‘역수출’이다. PXG 측은 “PXG는 미국 브랜드지만 PXG 어패럴의 원조는 한국”이라며 “미국 외에도 다양한 해외 국가에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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