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배당 시즌을 맞아 배당 안정성을 높인 ‘신형우선주’가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최저 배당률이 정해져 있고, 보통주 전환 등 다양한 옵션 적용도 가능해 일부 신형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주가가 높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솔루스2우B는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가 이후 조정을 받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은 1750원(6.19%) 하락한 2만6500원에 마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보통주인 두산솔루스(1만8100원)보다 주가가 높다.
통상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보다 높으면 증시에선 수급에 따른 투기적 효과로 판단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탓에 통상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지만 시가총액 500억원 이하 소형주를 중심으로 이상 급등하는 종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배당 매력이 큰 우선주가 시장에서 부각되는 신호라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 우선주 중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으로 구성된 우선주지수는 지난 9월 이후 9.0% 올랐다. 특히 신형우선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이날 장중 신고가(7만900원)를 기록한 CJ4전환, 이달 들어 55.2% 급등한 두산퓨얼셀2우B 등은 모두 신형우선주다.
신형우선주는 1996년 12월부터 발행된 우선주다. 일반 우선주보다 인기를 끄는 것은 배당을 강제하기 위해 ‘최저 배당률’을 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한제당3우B는 액면가(2500원) 기준 최저 9% 이상을 배당해야 한다. 만약 특정 사업연도에 배당을 못하면 다음해에 누적 합산하도록 해 배당 안정성을 강화한 종목도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형우선주는 최저 배당률이 정해져 있는 데다 만기가 존재해 ‘채권 같은 주식’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신형우선주가 대기업 오너 일가의 경영 승계 용도로도 쓰이면서 투자자의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 최근 CJ는 이재현 회장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에게 신형우선주(CJ4우전환)를 92만 주씩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CJ4우전환은 발행 10년 후 보통주로 전환돼 의결권이 생기는 조건이 붙어 있다. 증권가에선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은 신형우선주를 활용해 증여세를 줄이며 승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J4우전환과 CJ 보통주의 주가 괴리율은 26.9%(17일 기준)에 달한다. 이상 급등 종목을 빼면 다수 신형우선주와 보통주의 괴리율은 30~60%까지 벌어져 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괴리율이 큰 신형우선주는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형우선주 투자 시 보통주 전환조건 부여 여부, 일반 우선주 대비 배당금 등 정관에 나와 있는 조건을 꼼꼼히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형우선주가 배당조건이 더 좋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1975년 발행한 대신증권우(18일 주가 9450원)의 주가가 2007년 발행한 신형우선주 대신증권2우B(8730원)보다 높다. 대신증권의 구형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50원의 추가 배당이 있다. 반면 신형은 보통주와 같은 규모로 배당하고, 대신 최저 배당금(50원)이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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