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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도요타 텃밭' 노리는 현대차…중동·이슬람 '제3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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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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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중동·이슬람권 등 이른 바 '제3세계' 지역으로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지 시장을 장악한 도요타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 모래바람 일으키는 8세대 쏘나타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8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택시 1232대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LF 쏘나타 하이브리드 택시를 공급했던 것에 이어 두 번째 계약으로, 이번 물량은 두바이 택시 수주 물량을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다. 두바이 도로교통청(RTA) 산하 디티씨(DTC)와 UAE 최대 택시 업체 '카즈'에서 발주한 물량을 따낸 것이다.

    두바이에는 지난달 기준 총 2241대의 하이브리드 택시가 운행 중이다. 공급이 마무리되면 두바이 하이브리드 택시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은 기존 13%에서 62.5%로 대폭 늘어난다.

    8세대 쏘나타의 중동 침투는 현지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8세대 쏘나타는 지난 10일 사우디 최대 무역도시 제다에서 열린 '제41회 사우디 국제 모터쇼'(SIMS)에서 '2020 세단 부문 최고의 차'(2020 Best Sedan)'로 선정됐다.

    사우디 자동차 기자협회가 주는 이 상은 자동차 전문기자단이 그해 출시된 신차를 대상으로 성능, 디자인, 편의, 안전사양 등을 시험해 투표로 선정한다. 이달 초에는 현지 전문 매체 '아라비안 드라이브'(Arabian Drive)로부터 '젊은이들을 위한 최고의 세단'으로 선정됐다.

    두바이와 사우디에서 쏘나타가 성과를 내고 있다면 오만에서는 팰리세이드와 싼타페, 코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오만은 전통적으로 세단보다 SUV나 픽업트럭이 강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오만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순금 마케팅'을 벌이며 프로모션을 강화 중이다. '현대 골프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의 이 행사는 현대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10g·20g의 순금을 증정한다. 이 외에도 최대 4000 오만 리알(한화 약 1214만원)에 이르는 현금 선물과 3년·5만km 무료 서비스, 최대 5년·10만km의 보증도 제공한다.

    ◆ 자동차 경기 회복세 보이는 중동 시장


    현대차가 중동에 신차 투입과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는 쪼그라들던 수요가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디는 시장 규모가 2015년 84만4000여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2만대 수준으로 반토막났다. 2015년 국제 유가 하락으로 사우디 정부가 줄어든 원유 세수를 충당하기 위해 부가가치세 5% 도입과 각종 세금을 인상하면서 소비가 위축되서다. 현대차에게 사우디는 기존 중동 차량판매량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지역으로 2015년 18만 4535대를 판매했으나 지난해 7만 7332대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가 민간 일자리 창출 정책을 추진하면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 전체 자동차 판매량도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전년 동기간 대비 24% 증가했다. 이 기간 현대차도 8만7661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간 5만3499대보다 61% 증가했다. 이는 사우디 전체 자동차 판매량 31만2980대의 약 28%에 해당하는 점유율이다.

    사우디 정부는 국가 중장기 발전계획인 '사우디 비전 2030'를 통해 자동차 산업 육성책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사우디 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사우디 여성들의 운전 허용으로 내년까지 현지 여성 운전자가 남성 운전자의 30% 수준인 3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와 정면 승부 필수


    변수는 도요타와의 경쟁이다. 8세대 쏘나타는 지난 9월 사우디에 본격 출시한 이후 지난달까지 총 4267대가 판매됐지만 구형 쏘나타 모델까지 합쳐도 도요타 캠리의 판매량이 미치지 못한다.

    오만에서의 일본 자동차 회사 점유율은 더욱 압도적이다. 지난 3분기 기준 오만 자동차 시장 1위는 도요타로 55.4%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2위는 17.5%의 닛산이다. 그 뒤를 현대차가 6.1%로 따라붙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 등 '제3세계' 지역으로 현대차가 진출하기 위해서는 도요타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며 "품질에 대한 인정은 받은 만큼 도요타에 비해 현저히 뒤처진 생산 속도를 높여 차량 인도 시간을 줄이는 게 관건이 될 것이다. 중동 소비자들은 차량 인도에 수개월 씩 기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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