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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에 강남 '반값 분양'…청약 광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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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나오는 반값 아파트인데 무조건 청약하고 봐야죠.”

13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위례신도시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 모델하우스에는 오전부터 신혼부부로 가득했다. 오전 10시 개장 전부터 100명이 넘는 내방객이 줄을 섰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강남권에서 처음 공급하는 신혼희망타운인 데다 시세 차익도 커 많은 신혼부부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권 첫 신혼희망타운 공급

강남구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A3블록에 들어서는 신혼희망타운은 교통과 학군 등 생활 인프라가 역대 희망타운 가운데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 수서고속철도(SRT) 등 트리플 역세권이다. 파주 운정과 화성 동탄을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늦깎이 결혼을 한 박모씨(40)는 “연차를 내고 아내와 함께 왔다”며 “신혼부부의 관심이 많은 만큼 경쟁률이 높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공급 물량은 398가구다. 전용면적 46㎡ 245가구, 55㎡ 153가구 등이다. 분양가는 전용 46㎡가 4억5500만~4억7800만원, 55㎡는 5억4100만~5억7100만원 선이다. 인근 일반 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이다. A3블록 맞은편에 있는 자곡동 ‘래미안 포레’ 아파트 전용 59㎡는 지난 9월 10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모델하우스에선 ‘싸다’는 반응이 주로 나왔다. 네 살배기 아이와 함께 온 배모씨(34)는 “강남 양재역 쪽에서 전세를 살고 있다”며 “강남권으로 출퇴근이 용이해 청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살기엔 집이 작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부인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이모씨(35)는 “45㎡A 주택형을 둘러보고 왔는데 한 명이나 둘이 살기에 적당한 크기”라며 “아내가 출산하면 더 큰 집으로 이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기 화성 동탄 행복주택 모델하우스도 오전부터 예비청약자로 붐볐다. 화성 동탄2신도시 A104블록에서 781가구가 분양된다. 분양가는 전용 46㎡ 2억1100만~2억2400만원, 55㎡ 2억5000만~2억7000만원으로 주변 시세 대비 최대 1억원가량 저렴하다.

이 같은 신혼희망타운 공급이 12월 줄줄이 예정돼 있다. 파주 운정3지구에서는 A26블록 전용 55㎡ 단일 면적으로 486가구가 분양되고 파주 와동1지구에서도 434가구 중 전용 55㎡ 290가구가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급된다. 투기과열지구인 수서와 달리 전매제한(6년), 거주 의무기간(3년) 등 규제가 적다.

역대급 경쟁률 나올 듯

수서역세권 신혼희망타운은 강남권에서 나오는 첫 물량인 만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지난 위례 신혼희망타운 공급에서는 340가구 모집에 1만8000여 명이 몰려 5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혼희망타운은 전체 물량의 30%를 예비 신혼부부, 혼인 2년 내 신혼부부, 2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가족에게 우선공급(만점 9점)한다. 나머지 70%를 잔여 공급(만점 12점)한다. LH 관계자는 “우선공급이 끝난 뒤 잔여분을 공급한다”며 “전용 46㎡는 적어도 10점, 전용 55㎡는 11점은 돼야 당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단계 잔여공급에서 10점 이상을 받기 위해선 무주택 기간 3년 이상(3점), 해당 시·도 연속 거주기간 2년 이상(3점), 청약저축 납입 24회 이상(3점), 태아를 포함한 자녀 1명(1점)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청약 전에 까다로운 자격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신혼희망타운은 7년 이내 신혼부부나 1년 이내 혼인 예정인 예비 신혼부부,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한부모가족이 대상이다.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20%(맞벌이의 경우 130%) 이하, 총 자산 기준 2억94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 구성원에게 돌아간다. 3인 이하 가구 기준으로 월평균 소득이 외벌이 648만2177원, 맞벌이 702만2358원 이하가 대상이다. 사실상 대기업 맞벌이 부부는 청약이 불가능하다.

수서 신혼희망타운 청약은 오는 18~19일 한다. 이 단지는 분양가가 2억9400만원이 넘어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를 분양가의 30% 이상 받아야 한다. 중간에 주택을 팔거나 대출금을 갚으면 시세 차익의 10~50%를 환수한다. 전매 제한 10년, 거주 의무기간 5년을 적용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값싼 아파트에 살면서 종잣돈을 모을 수 있는 정책인데 엄격한 소득 기준 때문에 부부 중 한 명이 회사를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며 “소득 기준과 신혼부부 청약 가능 기간을 늘려 젊은 세대들이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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