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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계소문|'펭TV'로 빵 뜬 EBS 발목잡은 '보니하니'…허점 드러낸 유튜브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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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계소문|'펭TV'로 빵 뜬 EBS 발목잡은 '보니하니'…허점 드러낸 유튜브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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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동영상 앱 총 사용시간에서의 점유율 88%, 초등학생 장래희망 3위인 '유튜버'. 우리 생활 속으로 깊숙하게 파고든 OTT(Over The Top :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유튜브(YouTube)의 영향력을 방증하는 결과들이다.

유튜브는 PC와 모바일 등을 통해 시간과 장소의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다양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녀 어린 초등학생부터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이용자 범위가 점점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5월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이 전국 3만3000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조사를 통해 한국 모바일 동영상 플레이어·편집기 앱의 사용시간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1위는 3272만명이 총 414억분을 이용한 유튜브였다. 유튜브는 구글 플레이의 '동영상 플레이어·편집기'로 등록된 모든 앱의 총 사용시간인 468분의 88%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5월과 비교해 2%포인트 상승한 것이었다.

이에 방송사들도 유튜브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지상파 3사를 비롯해 종합편성채널, 케이블TV 등 대부분의 방송사업자들이 공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그 형태는 거의 기존의 방송프로그램 영상을 활용하는 정도로 클립, 비하인드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추가적으로 K팝, 엔터테인먼트 등의 채널을 개설해 운영하는 수준이다.

그 중 단연 화제를 불러 일으킨 것은 EBS가 기획하고 개발해 탄생한 '자이언트 펭TV'였다. 지난 4월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개설된 해당 채널은 현재 구독자 수 130만 명을 넘어섰다. 어린이 시청자를 타겟으로 하는 '자이언트 펭TV'가 남녀노소 모두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자유로운 시청 및 콘텐츠의 공유가 가능한 유튜브의 유동성이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실로 펭수는 가장 돋보이는 유튜브 스타로 발돋움하며 광고계의 쏟아지는 러브콜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EBS가 최근 유튜브 콘텐츠에 제대로 발목을 붙잡혔다. '보니하니'에서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남성 출연자 2명이 미성년자 MC를 상대로 폭행 및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 EBS는 공영 교육방송이라는 점에서 더욱 비난을 면하기 어려웠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심위)의 한상혁 위원장은 김명중 EBS 사장에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김 사장은 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긴급 대응단을 구성하는가 하면 해당 프로그램의 담당 국장 및 부장의 보직해임, 제작진의 전면 교체를 시행했다.

방심위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지만 가할 수 있는 '제재'는 없었다. 해당 콘텐츠가 TV를 통해 방송된 것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인 유튜브를 통한 것이었기에 방송법 적용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방심위가 방송 심의로 제재할 근거는 없다. 단, 통신 심의를 적용할 수는 있는데 이 경우 콘텐츠의 삭제를 요청하는 등 시정요구에 한하기 때문에 이미 영상 유통을 중단한 EBS에는 또 다시 해당이 되지 않는다.

유튜브는 방송법의 규제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친밀하게 콘텐츠를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갖는다. 그러나 이번 '보니하니' 사태로 방송사들이 온라인 콘텐츠 제공과 관련해 자체적인 심의 기준이나 운영 방침 등을 보강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조회수 상위에 올라 있는 것은 주로 엔터테인먼트사가 제공하는 아티스트 영상이나 방송사 프로그램 등 '고퀄리티' 콘텐츠로, 도달률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튜브가 공개한 2019년 인기 동영상 순위만 봐도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의 '미스트롯들의 롤모델 장윤정 '목포행 완행열차'가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본 동영상 1위였다. 2위는 JTBC 자회사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선보이는 워크맨의 '구독자 100만 기념 역대급 레전드: 인싸계 최종보스몹 에버랜드 알바 리뷰 1편'이었다.

방송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견고한 규제가 사라지면서 콘텐츠 제작의 다양성과 유동성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모든 연령층이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자체적인 운영 기준을 강구하는 자세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니하니' 사태는 온라인 플랫폼의 급성장에 맞물려 각 방송사들이 빠르게 유튜브 시대의 흐름을 탔지만, 기획·제작·검수 등 그에 수반되는 정책적 부분에서의 허점을 지니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온라인 플랫폼 운영과 관련한 내부 운영 지침 여부를 묻는 물음에 한 방송사 관계자는 "당연히 관련 내부 지침이야 있겠지만 따로 말해줄 수 없다"며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송 콘텐츠 안에서 그에 준하는 관련 영상, 이를 테면 클립 및 비하인드 등을 만들기 때문에 별도의 온라인 관련 기준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사태로 운영 지침에 대한 고심은 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생각을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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