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으로부터 종로타워로 이어진 지하보도에 정원이 들어섰다.
서울시는 종각역에서 종로타워 지하2층 종로서적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1년여간의 공사를 거쳐 지하정원인 ‘태양의 정원’을 조성해 13일 시민들에게 개방했다고 밝혔다. 총 면적은 932㎡다.
태양의 정원은 지상의 햇빛을 고밀도로 모아 특수 제작 렌즈에 통과시킨 후 지하로 보내는 자연채광 제어기술을 이용한 지하정원이다. 지상에 설치되는 8개의 집광부 장치는 프로그램을 통해 태양의 궤도를 추적하여 효율적으로 태양광을 모은다.
날씨가 흐린 날에는 자동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전환된다. 서울시는 지하정원에 유자나무와 금귤나무, 레몬나무 등 과실수를 포함한 37종의 식물을 키운다.
정원 옆에는 계단을 리모델링해 강좌나 소규모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객석을 만들었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홍보, 판로, 교육, 지원 사업을 제공하는 공간도 함께 마련됐다.
지하정원 기본구상에는 미국 뉴욕 지하공간 재생 계획인 ‘로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한 라드 스튜디오의 건축가 제임스 램지가 참여했다. 로라인의 태양광 채광기술을 담당하는 한국과 영국의 합작 벤처기업 선포탈이 설계와 공사에 함께 했다.
지하정원의 이름인 ‘종각역 태양의 정원’은 올해 8∼9월 시민 1139명이 낸 2750건의 제안작 중에서 공모로 결정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특별한 쓰임 없이 비어 있던 공간, 그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통로 역할에만 머물렀던 곳이 나무가 자라고 사람이 머무는 공간으로 바뀌었다”며 “종각역 태양의 정원은 서울의 지하 유휴공간 재생에 대한 비전”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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