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은 “복잡하고 초국가적인 이슈 해결은 한 나라가 할 수 없기 때문에 아시아가 책임감과 비전을 갖고 국제무대에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6일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19’의 개막 연설자로 나와 “오늘날 세계에선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무기화하고 곳곳의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 회장은 “강력한 아시아 리더십을 이끌어내려면 우리는 진정한 공동체가 돼 서로의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무역과 투자 협력을 강화하고 불필요한 역내 마찰을 피하기 위한 정책 입안자들과 민간의 긴밀한 협력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도쿄포럼은 최 회장과 SK그룹이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인재육성 뜻을 기려 설립한 최종현학술원이 도쿄대와 함께 2017년부터 준비해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베이징포럼, 상하이포럼 등과 마찬가지로 국제포럼이다. 이날 행사엔 한·일 지식인과 기업인, 시민, 대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도쿄포럼은 이날부터 8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미래의 설계(Shaping the Future)’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선 한·일 양국 학자와 경제인,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 존 햄리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소장 등이 나와 동북아 국제 정세와 비즈니스 이슈 등을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특별대담과 연설을 펼친다.
고노카미 마코토 도쿄대 총장은 “디지털혁명은 포용적 사회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지만 정보격차 등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며 “도쿄대와 최종현학술원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정보격차 등 다양한 글로벌 현안의 해법을 찾기 위해 협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몇몇 주요 국가의 정치지도자들이 과거 제국주의나 위대한 날들에 대한 강한 향수에 빠진 듯하다”며 “우리는 그 시대로 회귀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희망과 상상력을 총동원해 새로운 세계 이웃을 만들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 경제교류의 미래와 협력방안’을 주제로 열린 비즈니스 특별세션에선 한일경제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나카니시 히로아키 게이단렌 회장,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 회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한·일 협력을 위한 기업과 단체의 역할 등에 대해 70여 분간 토론을 벌였다.
도쿄=김동욱 특파원/김재후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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