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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전업주부는 남편 퇴근 전 집안일 다 끝내놔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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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업주부가 가사 문제 때문에 남편과 트러블이 생겼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30대 여성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업주부는 남편이 퇴근하기 전에 집안일을 다 해야 하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A 씨는 "최근 이 문제로 남편과 계속 싸우고 있는 중"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들의 사정은 이렇다. A 씨네는 올해 3월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25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다.

육아 휴직 후 복귀하려던 A 씨는 아이가 눈에 밟혀 육아 휴직 연장 신청을 했다. 하지만 회사의 사정으로 연장하지 못하게 되자 퇴사를 선택했다.

A 씨는 아직 어린아이가 아침 8시에 어린이집에 가서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있어야 하는 게 너무 안쓰러웠다. 하지만 남편은 "다들 그렇게 산다"면서 "차라리 일해서 돈을 벌어오는 게 낫다"고 말렸다.

남편은 A 씨의 퇴사를 결사반대했다. 물론 생활비 때문이었다. 두 사람의 벌이는 비슷했다. 남편의 월급으로만 생활하려니 살림이 빠듯했다. 절약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하며 허리띠를 졸라 맸다. 전문직인 A 씨는 아이가 크면 언제든 다시 재취업할 수 있는 직종이다.

결국 육아에만 전념하고 싶어 전업주부를 선택한 A 씨. 전업주부로 생활한지 9개월이 지났다. 아이는 오전 9시에 어린이집에 가고, 3시 반이면 집에 돌아온다.

아이를 등원시켰다고 해서 A 씨에게 자유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청소, 빨래, 아이 먹을 음식을 해놓으면 어느새 3시 반이다.

하원할 때도 그냥 집에 오는 법이 없다. 아이가 놀이터나 마트를 좋아해서 한차례 들렀다 오면 오후 5~6시가 된다.

집에 도착해 아이 저녁을 먹이고 씻기고 재우면 금세 저녁 9시다. A 씨는 그냥 라면을 먹는 일이 잦았다. 야근이 잦은 남편도 주로 밖에서 식사를 때운다.

그래도 남편이 '칼퇴근'을 하는 날은 요리를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남편은 이 부분이 탐탁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남편이 일찍 돌아온 날 요리를 하려고 아이를 봐 달라고 하니, 그냥 시켜 먹자고 하더라. 아기를 보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밥을 다 먹고 설거지를 하려고 아이를 부탁하면 '내일 내가 출근한 뒤에 하라'고 한다. 내가 가사일을 할 동안만 아이와 놀아주기를 부탁하는 데 그게 싫다고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일찍 퇴근한 남편은 아이를 들여다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소파나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거나 영화를 다운로드해 본다. 아빠가 뭐 하는지 궁금한 아이가 곁으로 가면 '저리가라'고 호통을 쳤다.

남편은 "전업주부이면 가사를 쌓아두지 말고 남편이 퇴근하기 전에 다 해놨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내가 집에 있는 시간엔 집안일 하지 말라"고 강요했다.

또 "그냥 다 쌓아두더라도 내가 출근한 뒤 했으면 좋겠다"라며 "가사 핑계 대면서 내게 육아도 미루지 말라"고 덧붙였다.

A 씨는 "마음 같아선 당장 재취업 하고 싶다. 그런데 이 사람 밉다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두고 싶지도 않다. 남편은 지금 돈 번다고 유세를 부리면서 제가 같이 돈 벌지 않는다고 눈치를 주는 것 같다. 정말 같이 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다. 다른 전업주부들도 같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라며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부성애가 결여된 것이 아닌가", "집안일을 하라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낳은 아이를 봐 달라는데 그게 귀찮은 건가", "가사는 전업주부의 책임일 수 있겠지만 육아의 경우는 다르다. 공동 책임", "돈 벌어다 주는 하숙생이나 다를 게 없다", "저런 남편들은 애 어린이집 보내면 와이프는 집에서 노는 줄 안다", "주말마다 애 두고 나가라. 남편 혼자 애 보고 청소하고 밥 먹이고 집안일 하라고 해봐라. 몇 번만 하면 버릇 고쳐질 듯" 등의 반응을 보이며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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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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