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6일, 유튜브에 ‘치매 걸린 노인이 맨발로 방황하고 있다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의 치매가 있는 할아버지께서는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 도움이 필요함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무시하거나 모른 척했고 몇 명은 맨발로 집이 어딘지 몰라 헤매는 할아버지를 도와드렸다.
영상의 마지막, 할아버지를 도와주신 분들께 할아버지 역을 연기하신 분과 카메라맨이 나와 ‘당신들 덕분에 아직 우리 사회가 살 만하다’고 말하는 장면을 보면 이기적일 것만 같은 세상이 아직 이렇게 따뜻하며, 이 영상을 보는 당신 또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제작한 영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영상을 좋은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었다. 댓글 창에는 ‘영상에서 치매가 있는지를 미리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술 취한 사람인 줄 착각해서 거부감이 들었을 것이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흉흉한데, 저 사람이 나를 해코지하면 어쩌려고 도와주나’ 등의 댓글들이 달렸다.
이 채널에서 올린 또 다른 영상 ‘어두운 골목에 여학생이 함께 가달라고 한다면?’에서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들지만, 나를 유인해서 범죄를 저지를 것 같아 주저된다’ ‘이런 실험카메라를 보고 사람들이 도와주려다 나쁜 짓을 당하면 어쩌려고 이런 영상을 올리시나요?’ 등의 부정적인 댓글이 달렸다. 힘든 할아버지를 도와야 한다는 마음보다 범죄의 두려움이 너무 컸던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범죄율이 낮은 나라에 속함에도, 영상 속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며,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 마음대로 도움을 주지도 받지도 못하게 돼 버렸다. 엘살바도르와 베네수엘라 등 범죄율이 높은 나라들을 살펴보면 국민 소득이 낮은 탓에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아 꿈도 희망도 없이 자라나고, 범죄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그 위험성을 깨닫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범죄 예방에는 올바르고 지속적인 예방 교육이 중요하고, 학교에서 영상 한 번 보고 끝나는 방식의 범죄 예방 교육은 큰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정기적으로 토론하기, 발표하기 등 차별화된 범죄 예방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한다면, 학생들은 더 올바른 사회 가치관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해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유진 생글기자(대전신일여중 2년) tkstjchemdgk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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