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전문 홈앤쇼핑이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대표이사가 물러난 뒤 회사 내부가 어수선하고 협력업체까지 뒤숭숭한 분위기다. 차기 대표를 조속히 선임해 경영을 안정시켜야 중소기업 판로 확대라는 설립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홈앤쇼핑은 지난달 중순 최종삼 대표가 기부금 유용 혐의 조사로 물러난 뒤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최상명 비상경영위원장은 본부장급 임원 4명을 직무정지시켰다. 경찰은 홈앤쇼핑이 사회공헌 명목으로 마련한 기부금 일부를 유용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경영진의 이탈로 내부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홈앤쇼핑은 이효림 초대 대표를 비롯해 강남훈 2대 대표와 3대인 최 대표까지 8년 동안 3명의 대표가 불명예 퇴진했다.
업계에서는 홈앤쇼핑이 모바일 쇼핑으로 특화해 지난해 거래액이 2조원을 돌파하고 매출도 4000억원을 넘어선 것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민간 홈쇼핑과 경쟁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해 자생력을 갖췄다는 얘기다.
지난해 홈앤쇼핑의 중소기업 판매수수료율이 19.5%로 7개 홈쇼핑업체 중 가장 낮았다. 대규모 판촉비용을 홈앤쇼핑이 부담하고 있어서다. 대부분 홈쇼핑업체가 고전하는 가운데 홈앤쇼핑은 올 들어서도 3분기까지 실적이 지난해보다 4%가량 늘어난 1조7000억원대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대표 사퇴 등 일련의 사건이 발생한 이후 실적 악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도 조직을 흔들려는 해사 행위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경찰이 조사하는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홈쇼핑업계 생존 경쟁이 치열한데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건 때문에 직원들이 동요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유통센터 등 홈앤쇼핑 주주들은 사장 선임을 위한 물밑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앤쇼핑은 이달 이사회를 열어 차기 대표 선정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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