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잇따라 채무불이행(디폴트)을 겪으면서다. 앞서 중국에서는 소규모 은행이 부실화해 국유화되기도 했다.
3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대학이 설립한 베이다방정(北大方正)그룹이 전날 만기가 돌아온 20억 위안(2억8500만 달러)을 차환하는데 실패했다.
베이다방정은 1986년에 설립돼 정보기술(IT), 의약, 부동산, 금융, 종합상사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중국 IT 분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베이다방정은 부채비율과 순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82.74%로 작년 말의 81.94%에서 상승했고 순손실 규모는 같은 기간 8억6700만 위안에서 10억500만 위안(1억4000만 달러)으로 커졌다.
어음 거래소인 상하이칭쑤안쑤오(上海淸算所)에 따르면 대기업인 둥쉬그룹 계열사로 작년 중국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던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 둥쉬광전과기(東旭光電科技)는 17억 위안(2억4000만 달러)의 원리금 상환에 실패했다.
둥쉬광전과기의 채무불이행은 중국의 민간 제조업 분야가 경제둔화보다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자체 집계 결과 올해 중국 전체 채무불이행 가운데 민간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80%가 넘어간다고 했다. 무디스는 내년 디폴트 기업이 40~50개로 올해의 35개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서의 채무불이행은 경제성장률이 30년 만에 최저로 낮아져서다. 또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하는 가운데 과도한 차입경영에 의존했던 기업들이 자금부담을 이기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중국에서는 자금을 융통하는 소규모 은행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을 당했다.
올해 5월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의 소규모 은행인 바오상(包商) 은행을 시작으로 7월 랴오닝(遼寧)성 남서부의 진저우(錦州) 은행, 8월 산둥(山東)성 항펑 은행 등 3개 중소은행이 차례로 구조조정을 거쳐 국유화됐다.
최근에는 허난(河南)성 이촨(伊川) 농촌상업은행과 랴오닝(遼寧)성 잉커우(營口) 연안은행이 파산한다는 소문이 퍼져 '뱅크런'(예금 대량인출사태) 현상을 빚기도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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