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흑은 착각이 있었다. 참고도1이 그것이다. 1·3을 교환하고 손을 돌리면 역전된 것이 아닌가 하고 김칫국을 마시던 참이다. 하지만 다음 백이 ‘가’에 가만히 이으면 묘하게 세 곳이 자충이다. 흑이 어느 곳을 이어도 백이 대각선 자리에 단수 치면 잡힌다. 흑은 얼떨결에 급소를 맞은 형태로 모양이 어그러졌다. 다른 곳에 둔다 하더라도 A의 맛이 고약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61을 두었다. 팻감이 월등히 많은 백으로서는 환영이다.


박지연 5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