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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결 국제부 기자)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의 한 유명 박물관이 보석류 등 소장품 100여 점을 도둑맞은 지 하루 만에 또다른 관련 비보가 나왔습니다. 박물관이 보석 소장품에 분실 등을 대비한 보험을 전혀 안 들어놨다는 겁니다. 현지 언론들은 피해 금액이 최고 10억유로(약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는데요. 무슨 사연인지 알아봤습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독일 작센주 재무부는 작센주가 지난 24일 도난당한 드레스덴 궁전 ‘녹색의 둥근 천장 방’ 소장품 보석류에 대한 보험을 들어놓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작센주는 드레스덴 궁전 소유주인데요. 작센주 재무부에 따르면 보험료는 장기적으로 잠재적 손해를 야기하기 때문에 통상 소장품에 보험을 들지 않는 것이 그간 관행이었다고 합니다. 유럽의 대형 보험사인 ERGO AG의 줄리아 리스 미술·보험부문장은 블룸버그통신에 “공공박물관은 대부분 예산이 제한적”이라며 “다른 박물관에서 소장품을 빌려 전시할 때는 보험을 들지만, 자체 영구소장품에 대해선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독일 빌트지 등은 이번에 드레스덴 박물관이 도난당한 소장품의 총 가치가 약 10억유로라고 보도했습니다. 보험을 들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경찰 등 당국이 도난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그만큼이 고스란히 박물관 손해가 되는 셈입니다.
현지 언론 등은 도둑들이 훔쳐간 소장품을 전부 곧바로 팔기는 어려울 것이란 점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신구들이라 보석상이나 경매 등 공개 시장에서 파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도둑들이 암시장에서 보석들을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존 소장품들은 보석류 수십 점이 한 세트로 이뤄져있는데, 암시장에서 이를 나눠서 팔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번에 도둑들이 훔쳐간 소장품 중엔 18세기 독일 옛 작센왕국을 통치한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1세의 다이아몬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물관 측은 도둑맞은 소장품들의 가치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마리온 아커만 박물관장은 “18세기에 만들어진 보석류로 예술사·문화사적 가치가 크다”며 “돈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드레스덴 궁전은 옛 작센왕국의 왕궁으로 쓰였습니다. 이 중 ‘녹색의 둥근 천장 방’이란 뜻의 그뤼네 게뵐베는 아우구스트 1세가 당시 유럽의 각종 예술품을 모아 꾸민 곳입니다. 금·은·상아 세공품과 보석류 등 4000여 점을 소장해 ‘유럽의 보석상자’로도 불리는데요. 세계 2차대전 당시 일부 파괴돼 문을 닫았다가 2006년 복원해 관광객에게 개방됐습니다.
독일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2차대전 이후 독일에서 일어난 가장 큰 예술품 도난 사건”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드레스덴 경찰에 따르면 도둑 두 명은 박물관 창문을 통해 잠입해 도끼로 전시품 진열장을 부수고 보석 등을 훔쳐갔다고 합니다. 경찰에 따르면 잠입부터 도주까지 불과 몇 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도둑들이 타고 달아난 차량은 박물관에서 떨어진 곳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됐다는데요. 드레스덴주가 역사적 의미가 큰 소장품을 모두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끝) /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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