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화장품 원료 업체 SK바이오랜드에 개인투자자가 몰리면서 이틀 연속 상한가를 쳤다. SK그룹 내 계열사인 SK바이오팜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품목 허가를 받은 게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는 사업영역, 지분 관계 등의 측면에서 연관성이 없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5일 코스닥시장에서 SK바이오랜드는 가격제한폭(29.97%)까지 오른 2만5800원에 마감했다. SK바이오랜드는 지난 22일에도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FDA의 품목 허가를 받은 뒤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SK바이오랜드에도 쏠리고 있다. 최근 이틀간 개인은 SK바이오랜드 6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SK바이오팜은 SK그룹 지주사인 SK(주)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다. SK바이오랜드는 그룹 내에서 화학 소재사업을 하는 SKC가 최대주주(지분율 27.9%)다. SK(주)→SKC→SK바이오랜드 구조로 SK바이오팜과는 지분 관계가 없다.
사업 측면에서도 SK바이오랜드는 천연화장품과 건강기능성 식품 원료 생산, 마스크팩 판매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화장품 및 소재 기업에 가깝다. 혁신신약 개발에 매달려온 SK바이오팜과는 전혀 다른 성격이다.
다만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진출 계획은 있다. SK바이오랜드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회사인 강스템바이오텍과 아토피 치료제 ‘퓨어스템AD주’의 국내 독점판권 및 기술전수 계약을 지난 3월 맺었다.
하지만 강스템바이오텍이 지난달 퓨어스템AD주의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공시해 기대가 줄어들었다. 바이오업종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SK바이오팜의 성공에 고무된 투자자가 SK그룹 내에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SK바이오랜드에 주목했을 수는 있다”면서도 “SK바이오팜의 성공으로 퓨어스템AD주가 갑작스럽게 SK바이오랜드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건 난센스”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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