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10명 중 9명은 정부가 내놓은 청년실업 해소 대책에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이 어렵다고 느낀 취준생은 전체 응답자의 90%를 넘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취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대학생은 10명 중 4명꼴에 불과해 산업현장과 취준생 간의 ‘일자리 미스매치’가 사실로 드러났다.
한국경제신문이 취업정보사이트 진학사 캐치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이틀간 국내 대학생 1364명에게 취업난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정부가 내놓은 청년실업 해소 대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항목에 ‘만족’ 의견은 12.3%에 불과했다. 불만족(46.4%)과 보통(41.3%)을 합치면 87.7%에 달했다. 체감하는 취업 난이도를 묻는 질문에는 ‘어렵다’는 응답이 93.4%에 달해 대학생 대부분이 높아진 취업 문턱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준생들은 취업난의 원인으로 기술 발달 등 산업 구조적인 요인보다 인사 적체, 경기 악화 등을 꼽은 경우가 많았다. 취업난의 이유를 묻는 설문에서 ‘인사 적체(정년연장)에 따른 신입사원 채용 규모 축소’(37.0%)가 문제라고 진단한 응답이 가장 많았다. ‘경기 부진으로 인한 기업 실적 악화’가 취업난의 이유라고 답한 취준생은 33.7%를 차지했다. 청년실업 해소 정책의 실패(12.5%), 제조업 경쟁력 약화에 따른 연쇄 작용(8.6%), 인공지능(AI)의 발달과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8.3%)를 취업난의 원인으로 판단한 응답은 각각 10% 안팎이었다.
정부의 노동정책에 관한 질문에선 부정적인 의견이 강했다. 주 52시간 근로제와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취업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취준생(35.8%)이 긍정적이라고 본 취준생(29.2%)보다 많았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해서도 부정적(41.2%)이라는 답변이 긍정적(29.6%)보다 많았다.
취준생 상당수는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취직을 희망하지 않았다. ‘중소기업에 취직할 의향이 있습니까’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대학생은 39.0%에 그쳤다.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32.1%였다. 취업난 가중으로 취준생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님 세대와 비교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누릴 것 같습니까’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대학생은 10.2%에 불과했다. ‘아니다’(68.2%), ‘보통이다’(21.6%)라고 답한 대학생이 대부분이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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