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차례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더라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상해치사죄가 성립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임해지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올해 6월 경기도 부천시 한 식당 앞 골목에서 술에 취한 직장동료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한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폭행을 당한 B씨는 곧바로 넘어졌고 골목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뒤 급성 뇌출혈로 병원 치료를 받다가 나흘 뒤 숨졌다.
A씨는 사건 발생 직전 회식 자리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두고 B씨가 희롱하는 말을 한 것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고 예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상해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가 뇌와 연결된 얼굴 부위를 때렸고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자기방어 능력이 떨어진 상황임을 감안하면 사망까지 예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결과가 매우 중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 사실은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직접 119에 신고한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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