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산업 성장은 유통업계의 판도까지 뒤바꾸고 있다. 백화점, 면세점 등 고가 제품을 판매하는 곳은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반면 e커머스 등과 초저가 경쟁을 해야 하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신세계는 올 3분기 매출(연결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한 1조60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6.6% 급증해 959억원에 이르렀다.
신세계는 국내 백화점 중 명품 브랜드를 가장 잘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치로도 드러난다. 신세계백화점 매출에서 해외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중반 수준이다. 23.5%인 업계 평균을 훨씬 앞선다.
최근 럭셔리 부문 강화에 나선 롯데백화점도 선방했다. 롯데백화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0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늘었다. 인천터미널점이 올초 문을 여는 등 ‘개점 효과’ 영향이 일부 있었다. 그렇다 해도 롯데그룹 내 대부분 유통회사가 큰 폭의 실적 감소를 겪고 있는 걸 감안하면 “오랜만에 유통 맏형 역할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면세점도 실적이 크게 뛰었다. 롯데면세점이 대표적이다. 올 1~3분기 호텔롯데의 면세부문 매출은 4조4754억원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7% 늘어 2671억원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은 3분기 매출이 1조3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늘었다. 올해 연간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반면 럭셔리 상품이 없는 마트는 올 3분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마트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162억원. 작년 3분기 대비 40.3% 줄었다. 롯데마트 역시 61.5% 감소한 120억원에 불과했다. 온라인과 가격 경쟁을 하느라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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