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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순위 18위로 껑충…정유·백화점·보험 등 汎현대가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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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항공업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HDC그룹이 가진 항만이나 도로 등 인프라와 결합해 모빌리티 플랫폼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범(汎)현대가’ 단위의 협업을 통한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도 기대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펴낸 보고서를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단순한 건설사와 항공사의 결합에 그치지 않고 지상과 바다, 하늘에 걸친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과정에서 감당할 재무적 부담 또한 본업인 건설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크진 않다는 분석이다.

라 연구위원은 인수금액 2조5000억원 가운데 2조2000억원가량이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자본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 6월 말 별도 기준 아시아나항공 자본금에 단순 계산할 경우 자본총액은 3조3500억원으로 증가한다. 부채비율은 증자 전 746%에서 256%로 감소한다. 경쟁사인 대한항공(835%)이나 저비용항공사(LCC)보다 낮은 비율이다. 그는 “재무구조 개선으로 부채비율이 내려가고 신용등급이 상향되면 낮은 조달금리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고 수익성도 개선된다”며 “이 같은 선순환이 시작되면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 서비스 개선 등의 전략이 더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를 앞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의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까닭이다.

시너지 효과는 시장의 전반적인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호텔과 레저, 면세점을 운영하는 기업에 그치는 게 아니라 범현대가에 속하는 회사여서다. 현대오일뱅크와 항공유사업을 하고, 현대백화점그룹과는 면세점 및 기내식사업을 협업할 수 있다. 현대해상과는 항공기보험이나 여행자보험사업을, 현대카드와는 마일리지연계 카드사업을 통한 이용객 증대 등을 구상할 수 있다. HDC그룹 내 시너지도 기대된다. 항공마일리지를 호텔이나 리조트, 면세점뿐 아니라 임대주택과 상가, 아파트 등과 연계할 수 있다.

정몽규 회장이 모빌리티를 강조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하고 있는 항만이나 도로 인프라를 향후 플라잉카나 자율주행자동차, 공유경제 등과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 연구위원은 “모빌리티는 단순한 탈 것이 아니라 통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육해공 모빌리티 플랫폼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선 재무적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당장은 부담이 크지 않더라도 내년 개발사업을 위해 막대한 현금흐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라 연구위원은 “이 같은 전망은 인수자금의 상당액이 보유 현금으로 조달될 것이란 전제를 두고 있다”며 “외부자금 조달 등을 고려하면 직접적인 현금 투입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본입찰에서 4조원가량의 자금 증빙을 했다. 이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 자체 보유 현금은 1조6300억원 정도다. 지주사인 HDC의 현금 3323억원과 회사채 발생 투자확약서(LOC) 5000억원, 인수금융 등 시장성 차입금으로 1조원 이상 동원할 수 있다는 증빙을 냈다. 미래에셋대우는 8000억원 안팎의 금액을 제시했다.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를 외부에 매각할 경우 초기 투자자금 가운데 일부를 조기에 회수할 수도 있다. 라 연구위원은 “정 회장이 ‘자체적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던 것처럼 HDC현대산업개발은 단독으로 인수 가능한 구조인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그만큼 회사의 재무구조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어진 주택시장 호황으로 기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줄어 PF 사업을 확장하는 데 부담이 크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대규모 자금이 동원되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등엔 PF 등 외부자금이 활용될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외에도 의정부 라과디아 미군기지 이전 부지 주상복합단지 조성사업과 인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 경기 광주 물류센터사업 등을 내년부터 수행할 예정이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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