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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2', 잘 짜인 영웅서사·서정성 풍부한 노래…6년 만에 돌아온 두 자매 '기대 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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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와 안나 자매가 6년 만에 돌아왔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화제의 디즈니 뮤지컬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프리스 벅, 제니퍼 리 감독)가 18일 한국 첫 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겨울왕국’은 2014년 개봉해 전 세계 애니메이션 흥행 기록을 새로 썼다. 국내에서도 ‘렛잇고’ 열풍을 일으키며 애니메이션 첫 ‘1000만 영화’가 됐다.

전편이 힘을 통제하지 못하는 엘사의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가 중심이라면 이번 속편은 두 자매의 용기에 대한 여정이 기둥 줄거리다.

어린 엘사와 안나가 아버지에게 할아버지 국왕의 비극을 듣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어른이 된 엘사 여왕이 다스리는 왕국에 괴이한 일이 일어나고, 두 자매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과거의 비밀이 담긴 마법의 숲으로 떠난다. “과거를 모르면 미래를 내다볼 수 없다”는 현자의 충고를 따른 것이다.

주인공이 근원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는 서사 구조는 할리우드 영웅 영화의 익숙한 패턴이다. 영웅은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깨달음을 얻어 귀환한다.

두 자매의 성격은 대조적으로 그려진다. 사물을 얼어붙게 만드는 초능력자인 엘사는 뭇 사람들이 열망하지만, 다가서기 어려운 신화적 인물이다. 따스한 마음씨를 지닌 안나는 동화적이면서도 평범한 인간을 대변하는 캐릭터다. 두 자매가 마주치는 시련은 자연 속 네 가지 물질이다. 바람과 땅, 불과 물의 정령들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엘사 일행과 적대적인 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용기 있게 시험을 버텨내는 순간 친구가 된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형상화한 대목이다. 인간이 길들이기에 따라 자연은 얼마든지 달라진다는 의미로 읽힌다.

두 자매의 모험은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것도 할리우드 영웅담의 큰 줄기 중 하나다. 다만 엘사 일행의 깨달음이 자기 반성에서 비롯한다는 점이 참신하다. 자기 반성은 타인과 화해의 출발점이 된다는 가르침을 준다. 주인공들의 모험담은 리더십의 변화상도 제시한다. 도입부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을 요구했지만, 말미에는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아는 지도자가 부상한다.

감정의 완급 조절이 빼어나다. 눈사람 올라프와 청개구리를 닮은 새 캐릭터 브루니는 웃기는 행동으로 터질 듯한 긴장감을 누그러뜨린다. 안나의 남자 친구 크리스토프가 ‘사랑 고백’에 연신 실수하는 모습들도 웃음을 준다.

전편에 이어 감정을 표현하는 뮤지컬적 요소도 잘 살렸다. ‘렛잇고’에 비해 멜로디의 중독성은 약간 부족한 듯싶지만 모험 충동을 일으키는 ‘미지의 세상(Into The Unknown)’과 각성의 순간을 노래하는 ‘너를 보여줘(Show Yourself)’는 풍부한 서정성을 담아냈다.

전편이 파란색과 흰색이 주조를 이룬 겨울 배경이었다면, 속편은 빨갛고 노란 단풍으로 채색한 가을 풍경으로 눈 호강을 시켜준다. 전편의 흥행으로 한껏 올라간 기대치를 충족시킬 만한 수작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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