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필러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필러는 안면 주름이나 콧대 등 꺼진 부위에 주입하면 외관상 볼륨을 회복시켜주는 주사 형태의 의료기기다. 일명 ‘보톡스’로 알려진 보툴리눔톡신과 함께 글로벌 미용 성형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필러 수출액은 2124억원으로 3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필러를 개발하는 업체도 2012년 4개에서 30여 개로 증가했다. LG생명과학, 메디톡스, 휴젤, 휴메딕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생명과학은 필러 이브아르로 2013년 중국에 진출해 5년 만에 연매출 500억원을 넘어섰다. 현재 중국 필러 시장 점유율 1위다. 휴메딕스의 엘라비에도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2015년 중국 2위 필러 생산업체 블루메이지와 손잡고 합작법인 메디블룸을 세워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K뷰티의 인기와 한류 열풍에 힘입어 동남아시아와 중동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미용 성형 시장이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필러의 인기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형 수술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시술이 간편하기 때문이다. 보툴리눔톡신과 비교해 제조 및 허가 규제가 까다롭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해외에서 판매 허가를 받는 것도 쉽지 않다. 필러는 의료기기로 분류돼 있어 수출이 쉽다.
전문가들은 필러 제품 간 품질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을 경쟁이 심화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름 개선용으로 사용되는 보툴리눔톡신과 달리 필러는 수요자 연령대가 다양해 확장성이 크다”며 “국산 제품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