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단체 총연합회가 최근 정부가 북한 선원을 추방한 것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장, 통일부장관, 국방부장관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사와 재판도 없이 단 5일 만에 북한선원 2명을 북송했다는 사실은 반헌법적·반인권적"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25년 동안 3만 5000여명의 탈북주민이 한국을 찾아온 이래 첫 강제송환"이라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이번 북송은)가장 파렴치하고 반인륜적이며 반인도적인 범죄"라며 "강제 추방된 청년들이 가장 야수적인 수단으로 죽임을 당할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고 했다.
한편 정부 발표에 따르면 북한 선원 2명은 러시아 해역에서 오징어잡이를 하다 선장의 가혹행위에 불만을 품고 다른 동료 1명과 공모해 지난달 말 흉기와 둔기로 선장 등 16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바다에 유기했다.
이중 1명은 북한 당국에 체포됐고 나머지 2명은 북방한계선(NLL)을 남하해 도주하다 지난 2일 우리 해군에 검거됐다.
해당 북한 선원들의 북송 사실은 지난 7일 국회에 출석한 청와대 관계자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한 언론에 포착되면서 우연히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에는 "오늘 오후 3시에 판문점에서 북한 주민 2명을 송환할 예정이다. 북한 주민들은 11월 2일에 삼척으로 내려왔던 인원들이고 자해 위험이 있어 적십자사가 아닌 경찰이 에스코트 할 예정"이라고 쓰여있었다.
이에 국회에서 질의 중이던 야당 측 외교통일위원들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게 "당장 송환을 멈추라"고 요구했지만 그 직후 판문점을 통해 해당 선원들에 대한 추방 절차가 완료됐다. 이에 야당 측은 "북한 눈치를 보느라 사건을 숨긴 것 아니냐"며 항의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작은 배에서 3명이 무려 16명을 하룻밤 사이에 살해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믿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굉장히 석연치 않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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