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북한 선원 송환 문제와 관련해 "국정조사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강제 송환 전 북한 선원들이 귀순 의향서를 자필로 썼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이 부분에 대해 일단 진실을 알아야겠다"면서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은 우리 국민이 되는데 자유와 인권이 없는 무시무시한 북한 땅에 보낸 것은 헌법, 국제법, 북한이탈주민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홍콩 사태까지 언급하며 "오늘날 홍콩 사태를 촉발한 계기는 범죄인 송환법"이라며 "언제 우리가 홍콩 시민이 될지 모른다. 이 역시 북한 주민 북송과 관련해 우리하고 무관한 일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북한 선원 2명은 러시아 해역에서 오징어잡이를 하다 선장의 가혹행위에 불만을 품고 다른 동료 1명과 공모해 지난달 말 흉기와 둔기로 선장 등 16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바다에 유기했다.
이중 1명은 북한 당국에 체포됐고 나머지 2명은 북방한계선(NLL)을 남하해 도주하다 지난 2일 우리 해군에 검거됐다.
해당 북한 선원들의 북송 사실은 지난 7일 국회에 출석한 청와대 관계자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한 언론에 포착되면서 우연히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에는 "오늘 오후 3시에 판문점에서 북한 주민 2명을 송환할 예정이다. 북한 주민들은 11월 2일에 삼척으로 내려왔던 인원들이고 자해 위험이 있어 적십자사가 아닌 경찰이 에스코트 할 예정"이라고 쓰여있었다.
이에 국회에서 질의 중이던 야당 측 외교통일위원들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게 "당장 송환을 멈추라"고 요구했지만 그 직후 판문점을 통해 해당 선원들에 대한 추방 절차가 완료됐다. 이에 야당 측은 "북한 눈치를 보느라 사건을 숨긴 것 아니냐"며 항의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작은 배에서 3명이 무려 16명을 하룻밤 사이에 살해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믿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굉장히 석연치 않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