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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삼성전자·애플도 앞다퉈 모셨던 미쓰이금속에 드리운 한·일 대립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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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핵심소재인 초박형 동박(銅箔)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르는 미쓰이금속의 올해 실적 전망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의 대한(對韓)수출 규제 강화 조치 이후 한국 업체들이 일본산 소재·부품에 의존하는 것에 대한 위험이 급증하면서 신형 동박을 대규모로 도입하려던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중견 금속부품·소재 생산업체인 미쓰이금속의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의 연간 순이익 전망이 당초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미쓰이금속은 올해 연결 순이익이 전년 대비 6.6%늘어난 50억엔(약 5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존 예상치 170억엔(약 1812억원)에 비해 3분의1 이하로 줄어든 것입니다. 올 예상 매출도 전년 대비 4.2% 감소한 4770억엔(약 5조813억원)으로 기존 예상치 보다 230억엔(약 2450억원)이나 줄었습니다. 영업이익도 9.5%나 감소한 165억엔(약 1757억원)으로 점쳐졌습니다.

올해 실적 예상치 뿐 아니라 상반기(4~9월)실적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줄어든 2381억엔(2조5359억원), 영업이익은 42.2% 줄어든 53억4500만엔(약 569억원)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이 회사의 실적이 부진해진 것은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용 전자재료 수요가 예상치를 밑돈 탓이 큽니다. 여기에 재료 수요 둔화에 따른 가격하락, 보유 아연, 인듐, 구리 재고의 평가손도 실적에 반영됐습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업체가 있는 한국시장에서의 부진이 뼈아픈 모습입니다. 지난 7월부터 일본 정부가 대한(對韓)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일본산 재료·부품 사용에 소극적인 모습이 뚜렷해졌기 때문입니다.

두께가 얇은 고성능 스마트폰을 제작하려면 작은 사이즈의 메인보드와 플렉시블인쇄회로기판(FPC)이 필수적입니다. 이 같은 FPC에는 미쓰이금속이 공급하는 금속동박 기술이 적용됩니다. 미쓰이금속은 최신 동박인 ‘마이크로 신’이란 제품의 올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가량 늘어날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4%가량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올 하반기 중 ‘마이크로 신’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었던 한국 업체가 “일본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며 발주를 보류한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설상가상 미국 애플향 제품의 판매도 기대에 못 미쳤고, 중국계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수요도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중국 경기 둔화 영향으로 액정패널 및 PC관련 재료나 도어용 잠금 부품 판매도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습니다.

미쓰이금속은 오랫동안 초박형 동박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하며 스마트폰 업계로부터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아온 업체입니다.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액정TV 등의 회로 판에 사용되는 초박형 동박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해 일본을 대표하는 ‘온리원(only one)’기업(세계시장 점유율이 80%를 넘는 기업)으로 불렸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는 후쿠시마현에 있는 미쓰이금속 기타가타공장이 멈춰 서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임원을 현지에 급파해 제품공급 상황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대한(對韓)수출 규제 강화 조치는 한국 기업들에게 일본에 대한 소재·부품 분야의 높은 의존도가 지닌 위험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일본 정부의 대한(對韓)공세의 ‘나비 효과’가 일본을 대표하는 ‘온리원’기업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습입니다. 얽히고 얽힌 글로벌 경제에서 ‘자신은 피해를 입지 않고, 남에게만 타격을 주는’법은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일본 정부가 하루 빨리 인식하길 바랍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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