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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잡는 법만 10시간 배워도 모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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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돌에 칼 갈아보신 분?”

지난 6일 서울 퇴계로 중구자원봉사센터 4층 조리 실습실. 20~30대 예비 창업자와 재창업자 대상 창업 멘토링에 나선 이귀태 신세계조선호텔 나인스게이트 총주방장(사진)의 첫 질문은 칼에 대한 것이었다. 10여 명의 실습생 중 칼을 제대로 갈아본 사람은 없었다.

27년차 셰프는 자신의 출장용 칼 가방에서 20여 종의 칼과 도구를 꺼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총주방장은 “기름 많은 연어는 중간중간 파인 딤플나이프로, 채소는 무겁고 얇은 칼로 썰어야 하는데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가장 기본은 제대로된 칼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고, 이에 대해서만 10시간 넘게 강의해도 모자란다”고 강조했다.

채소는 무겁고 얇은 칼로 빠르게 썰어야 채소 자체에서 나오는 진물이 적어지고, 식재료를 오래 보관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총주방장은 숫돌에서 칼을 가는 방법과 숫돌의 종류마다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려주며 실습생들의 자세를 고쳐줬다.

그는 ‘손을 저울처럼 쓰는 법’을 소개했다. 바쁜 주방에서 모자란 식재료를 발주할 때 손으로 양파 당근 등의 무게를 재 시간과 노동을 절약하는 팁을 알려준 것이다. 이어 양식의 기본이 되는 조리법까지 4시간이 넘는 강의가 이어졌다.

실습생들은 스테이크를 위한 고기 숙성, 구울 때 온도 체크 노하우 등 조리에서 궁금했던 질문을 쏟아냈다. 파스타 면 삶기의 노하우, 정육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하는 바비큐 소스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이날 멘토링은 신세계조선호텔이 중구와 함께 마련한 ‘청년 외식업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 2기 수업의 일부다. 이 총주방장 외에도 나흘간 뷔페레스토랑 아리아의 강태구 부주방장, 양영주 조선델리 파티셰가 멘토로 나섰다.

실습에 참여한 유나연 씨(34)는 “조리학원과 전문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실전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업 실패 후 지난 5월 관악구에서 와인바를 연 1기 실습생 김능현 씨(29)는 “전문적인 재고·위생관리와 서비스, 그리고 호텔의 노하우가 담긴 요리 실습까지 한번에 배울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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