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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 상한제 발표 직후 최고가 거래…어차피 재건축은 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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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정권에 재건축 추진하겠다.”(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

“조합원들이 매물을 싹 거둬들였다.”(흑석동 S공인 관계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과 조정대상지역 해제지를 발표한 이후 이해득실에 따른 지역별 온도차가 극명해지고 있다. 규제가 강화된 곳은 숨을 고르며 관망세로 접어든 반면 정부의 사정권에서 벗어난 지역은 눈에 띌 정도로 활력이 되살아나는 모양새다.

압구정 현대·대치 은마 “재건축 보류”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 지역에 포함된 강남 일대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미 주민 이주를 완료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는 분양가 대응책 마련에 분주했다.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한인 내년 4월 말까지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개포동 K공인 관계자는 “(개포주공1단지) 조합의 고민이 큰 것 같다”며 “발표 전날 긴급 대의원 총회, 어제는 이사회를 열어 대응 및 추진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주를 마친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잠실미성·크로바아파트는 후분양 또는 임대 후 분양 방식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재건축 초기 단계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등은 평온한 분위기다. 어차피 단기간에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신만호 압구정 중앙공인 대표는 “6일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압구정 현대6차 전용면적 130㎡가 신고가 수준인 36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며 “정부 정책에 아랑곳없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여부가 결정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9월 내부도색과 배관교체 관련 보수공사 입찰을 했다. 주차장 부분보수와 방화문 교체공사도 하고 있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이던 녹물 나오는 배관을 교체함으로써 당분간 재건축이 급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잠실5단지 주민 상당수도 최근 내부 인테리어 공사 등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한제 비켜간 흑석동·과천 ‘들썩’

분양가 상한제 규제 지역에서 빠진 경기 과천과 서울 목동, 흑석동 등은 ‘풍선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동작구 흑석동 S공인 관계자는 “현재 조합원들이 매물을 싹 거둬들이고 있다”며 “최근 4개월 사이 매물 웃돈이 최대 2억원까지 올랐지만,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면서 강남 등에 들어간 재건축 유동자금이 몰려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천 중앙동 K공인 관계자도 “재건축 단지 중 가장 속도가 빠른 별양동 주공4단지는 조합 설립을 마쳐 이번 분양가 상한제 제외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분양가 상한제를 추가 지정할 수 있다는 정부 발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양천구 신정동 D공인 관계자는 “9~10월에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고 매물도 거의 없어 매수 문의가 뜸한 상황”이라며 “양천구 일대 신규분양은 없지만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추가 지정될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투자자 몰리는 ‘부산·일산’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한 부산 3개 구(동래·수영·해운대구)와 경기 고양 일부 지역은 벌써부터 투자자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8일 모델하우스를 여는 해운대구 ‘센텀KCC스위첸’은 조정대상지역 해지 후 첫 번째 분양단지다. 분양 관계자는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공표되자 문의 전화가 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담보인정비율(LTV) 60%, 총부채상환비율(DTI) 50% 이하, 2주택 이상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J공인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서울 등 외지 투자자들의 재개발 분양권 문의가 급격히 늘었다”며 “1주일 사이 분양권 매물이 싹 사라지며 가격도 1000만~2000만원씩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는 조정대상지역 해제 발표 후 집주인들이 매매 호가를 1000만~1500만원씩 높였다. 오마중학교를 갈 수 있어 ‘오마학군’으로 불리는 일산동 후곡마을 주변 H공인 관계자는 “전용면적 84㎡의 아파트를 4억4000만원에 내놨던 집주인이 6일 발표 후 호가를 1000만원 더 올렸다”며 “매물 가격을 다시 올리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아영/배정철/민경진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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